2011년 2월 6일 연중 제5주일
Your light must shine before others,
that they may see your good deeds
and glorify your heavenly Father.
(Mt.5.16)
제1독서 이사야 58,7-10
제2독서 1코린토 2,1-5
복음 마태오 5,13-16
어제 아침 장례미사를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청년성서모임을 통해서 알게 된 어떤 형제님의 장례미사였지요. 40대 초반의 나이.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님 곁으로 갑작스럽게 떠났습니다. 이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에 특별한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뜻밖의 사고를 당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아무튼 놀라움과 함께 이 갑작스런 이별에 슬픔을 안고 장례미사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 미사에 많은 신부님들이 오신 것입니다. 모두 8분의 신부님께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셨고, 또한 이 형제님을 기억하는 많은 청년들이 슬피 울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신부님들과 많은 청년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이 형제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형제님께서 살아 있을 때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기 때문입니다. 성서공부와 성령기도회를 통해 주님께 더욱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노력했고, 더불어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모범적인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더욱 더 이 이별을 아쉬움과 큰 슬픔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형제님이 참 잘 사셨구나.’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리고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도 말씀하시듯이, 이 세상을 살면서 자기만을 위해 살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빛과 소금이 되는 모습으로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과연 나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의 모습으로써 ‘참 잘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긍정적인 답을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만 기억할 뿐, 실제로는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만을 간직하며 정 반대의 모습으로 살아왔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신앙의 기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말씀만 하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몸으로 직접 그 사랑을 실천하여 진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모범을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나중에 주님 앞에 떳떳하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말만 하는 신앙이 아닌, 빛과 소금의 모습을 직접 살아가는 실천하는 신앙이 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말씀하시지요. 즉, 나눔과 사랑을 실천할 때에 우리가 주님을 부르면 대답해주시고, 우리가 부르짖을 때 ‘나 여기 있다.’하고 말씀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빛과 소금’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모범적인 삶을 사는 사람만이 주님과 함께 하면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빛과 소금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을 가슴깊이 새기며 살아가는 우리가 됩시다. 그리고 그 말씀을 나의 삶에서 철저하게 실천하도록 합시다. 이러한 모습으로 살다가 주님 앞에 나아갈 때, 주님께서는 “참 잘 살았다.”라고 칭찬해주시며 영원한 생명을 우리에게 큰 상으로 주실 것입니다.
인간은 먼지처럼 소박해져야만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마하트마 간디).
토양을 가꾸는 시간(‘행복한 동행’ 중에서)
일본 프로야구 만년 하위 팀이던 세이부 라이온스. 라이온스를 인수한 구단주가 어느 날 명감독 네모토 리쿠오를 초대 감독으로 영입한 뒤 그에게 물었다.
“우리 팀이 우승하려면 얼마나 걸리겠소?”
팀 정비를 위해 막대한 돈을 들인 구단주의 얼굴에 조급함이 묻어났다.
“글쎄요. 적어도 5년은 걸리지 않을까요?”
구단주는 펄쩍 뛰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느냐고 되물었다.
“뿌리를 내리고 가지가 자라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익기까지는 당연히 그만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후 네모토 감독은 선수를 키워 내고 코칭스태프를 교육하며 구단의 전문 인력을 조직하는 전 과정에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으며 차근차근 팀을 정비해 나갔다. 그리고 감독 부임 4년 만인 1982년에, 감동적인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우승 시기를 1년 앞당긴 네모토 감독의 소감이 기가 막히다.
“이번은 운이 좋았습니다. 내년부터는 진짜 실력으로 따 내는 우승이 될 겁니다.”
그의 말대로 라이온스는 리그 우승 열세 차례, 일본 시리즈 우승 여덟 차례 등 최고의 성적으로 승승장구하며 명문 팀의 입지를 다져갔다.
평소 네모토 감독은 입버릇처럼 말했다.
“우승이라는 열매는 단기간에 고액 연봉 선수를 끌어들인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 토양을 가꾸고 가지가 굵어지기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지긋이 기다릴 줄 모르고 눈에 보이는 성과에 급급한 우리에게도, 네모토 감독의 진득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Une Longue Ab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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