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여라.”
주님께서는 우리보고 세상의 빛이라고 하십니다.
이런 말씀을 듣는 여러분의 마음,
여러분 기분은 어떠십니까?
기분이 좋으십니까?
우쭐한 마음이 듭니까?
이렇듯 나를 인정해주시는 주님을 위해
한 몸 불사를 만큼 벅찹니까?
아니면 너무 부담스러워 피하고 싶습니까?
조금이라도 겸손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얼마간 나이를 먹은 사람이라면
꽤 부담스럽고 내가
이런 소리를 들을 만한지 자문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진정 세상의 빛입니까?
우리가 진정 세상의 빛이기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천부당만부당합니다.
우리가 빛이기를 주님께서 바라시고
사람들도 우리가 빛이기를 바라지만
정녕 우리는 빛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우리는 그런 빛이 못됩니다.
먼저 제 마음 안에 자주 빛이 없고 어둡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처럼
제 마음의 어둠을 밝혀달라고 기도하는 처지입니다.
그리고 착한 행실로 주님을 영광스럽게 하기보다는
악행으로 정녕 주님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하시는 뜻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우리의 신원을 일깨우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본래 빛의 자녀임을 자각하라는 것입니다.
본래 빛의 자녀임을 망각하고 살아온 우리로 하여금
빛의 자녀가 아니면 어둠의 자식이냐고 일깨우시는 것입니다.
진정 우리는 어둠의 자식입니까?
절대 그렇지 않고, 도저히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두 번 째로
주님은 우리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빛의 자녀가 될 것이냐, 어둠의 자식이 될 것이냐?
본래 빛의 자녀임을 망각하고, 아니
빛의 자녀임을 모르는 체하며
계속 어둠의 자식으로 살아갈 것이냐,
아니면 지금이라도
빛의 자녀로 살아갈 것이냐고 물으시고
빛의 자녀가 되라고 결단을 촉구하시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빛의 자녀가 되라고 격려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빛의 자녀가 되라고 촉구하시기는 하지만
우리를 윽박지르는 분이 아니십니다.
빛의 자녀인데 왜 빛의 자녀답게 살지 않느냐,
이제부터는 빛의 자녀답게 살라고
무조건 다그치는 분이 아니십니다.
현저히 떨어져있는
우리의 빛으로서의 자존감을 일깨우면서
동시에 자신감을 가지고
한 걸음서부터 시작하라고 격려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은 빛이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는 큰 빛이 아니라
작은 빛임을 겸손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아니, 스스로는 빛이 아닌
반사하는 빛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빛이고
우리는 그 빛을 받아 비추는 빛입니다.
그러니 단지 교만해서건 너무 자신이 없어서건
그 빛을 거부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당신의 빛으로
어둠에 주저 앉아있는 저를 비추어주시고,
저에겐 진정 아무런 선이 없사오나
당신의 선을 베푸시며,
당신의 선으로 제가 착한 일을 하여
당신 얼굴 빛내게 하소서.”하고
기도하며 실천하면 됩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