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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믿음에서 나오는 것들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09 조회수528 추천수5 반대(0) 신고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다시 군중을 가까이 불러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에 들어가시자, 제자들이 그 비유의 뜻을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도 그토록 깨닫지 못하느냐?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를 더럽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하느냐? 그것이 마음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배 속으로 들어갔다가 뒷간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고 밝히신 것이다(마르코 7:14-23).
또 이어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영성(靈性)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은 변화를 거듭한다. 동식물은 땅의 여러 원소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이러한 원소들이 잎이 되고 가지가 되고 피부가 되고 조직(組織)이 되고 뼈가 된다. 심지어 우리들의 뇌도 땅이 변화한 것이다. 끊임없이 변하지 않는 영성은 생명이라고 할 수 없다. 영성은 뒷마당에 있는 정원처럼 침묵만 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러운 삶을 정화시킨다. 좋든 궂든 우리들의 삶에 아주 역동적으로 관여한다.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의 고삐를 쥐고 있는 자신의 주인이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는 덕(德)은 본능이나 열정이 변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용기와 희망은 적극적인 본능이 변한 것이고, 사랑은 욕망이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은 본능을 꽃 피워 얻은 것이지 결코 억압하여 얻어진 것이 아니다.
 
종교는 어떤 일이나 규율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에 관한 것으로 세상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하느님께 어떻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들 안에서 어떻게 하면 복음이 놀라운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할 수 있느냐를 말하고 있다.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저주를 축복으로, 고통을 기도로 바꾸어주는 일종의 화학작용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믿음’이 ‘성령을 받으면 기쁨과 평화를 얻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고, ‘깨달음’이 ‘이 진리를 알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하심(下心)하거나 케노시스(kenosis)하지 않으면 기쁨과 평화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비우게 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케노시스를 본받지 않으면 성령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인 듯도 싶다.
 
다음 글은 결코 다른 종교를 비난하려고 옮긴 것이 아니다. 모든 종교의 성직자들에게 해당되는 것 같아서 옮겨 왔다. 대구의 정용섭 목사님은 『설교란 무엇인가』에서 말했다. “성서 해석은 없고 말씀을 상품처럼 포장하는 기술자만 넘친다. 교회 강단에서 약장수처럼 떠드는 목사들은 쌔고 쌨다. 은총의 감격을 신파조로 외치거나 ‘아멘’을 연발하도록 도취경을 이끄는 설교도 수두룩하다. 하나님은 보험상품이나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아니므로 말씀을 팔지 말아야 한다. 청중을 사로잡는다고 좋은 설교가 아니며 청중의 비위를 맞추려고 ‘쇼’를 하는 자리에 어찌 성령이 임하겠느냐? 자의적 해석을 앞세우는 주입식 설교 대신 성서 텍스트를 중심에 놓는 ‘소극적’ 설교를 해야 한다. 성서에 담긴 하나님의 계시를 설교자 본인이 확보했다고 착각하지 말라.”
 
“‘기독교 신앙의 토대와 영적 깊이 없이 말씀을 구호처럼 외치는 나팔수’ 같은 목사, ‘기도 전도 봉사만 열심히 하면 영적으로 충만한 줄 알고 감정적 엑스터시를 영성으로 착각하는 신자’들이 환자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낮추고 비우고 기다리며 말씀의 본질로 들어가는 것이다. 때로 침묵하고 기다려야 하는데, 너무 설치니 오히려 말씀이 죽는다.
청중과 설교자가 죽어야 성령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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