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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09 조회수1,133 추천수1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2월 9일 연중 제5주간 수요일
 
 
Jesus summoned the crowd again and said to them,
“Hear me, all of you, and understand.
Nothing that enters one from outside can defile that person;
but the things that come out from within are what defile.
(Mk.7.14-15) 
 
 
제1독서 창세기 2,4ㄴ-9.15-17
복음 마르코 7,14-23
 
육십이 넘은 노부부가 성격 차이로 이혼을 했답니다. 이혼 도장을 찍은 날, 마지막으로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메뉴가 통닭이었지요. 음식이 나오자 할아버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날개를 뜯어서 할머니에게 권했습니다. 그런데 순간 할머니가 기분 상한 표정으로 말해요.

“지난 삼십 년간 당신은 늘 그래 왔어. 항상 자기중심적이지. 난 날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참고 당신에게 준 거야. 이혼하는 날까지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결국 마지막 저녁 식사는 싸움으로 끝이 났고 부부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저녁 식사 때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정말 나는 한 번도 아내에게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지 않았구나!’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했지요. 하지만 할머니는 화가 나서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를 보고 받지 않았습니다. 또 다시 전화가 걸려 오자 이번에는 배터리를 아예 빼 버렸습니다.

이튿날 아침, 잠이 깬 할머니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삼십 년 동안 나는 남편이 날개 부위를 좋아하는 줄도 몰랐구나. 그동안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나와 함께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할머니는 미안한 마음에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할아버지가 받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뒤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글쎄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부고였습니다. 이 부고 소식을 듣는 순간, 어제 저녁 닭 날개 때문에 싸운 것과 전화를 받지 않은 것이 얼마나 후회되었는지 몰랐답니다.

우리들 역시 이 할머니와 다르지 않습니다. 즉,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후회할 일들을 참으로 많이 만들어냅니다. 바로 내 안에 있는 온갖 부정적이고 악한 것들이 후회할 일들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정적이고 악한 것들을 멀리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세요. 그들은 작은 것에도 만족하면서 행복을 자신의 것으로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창조물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고 있다고 하시지요. 다시 말해 사람의 마음 안에 있는 나쁜 생각들과 부정적인 것들이 사람들이 어울려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더럽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세상을 더럽히는데 일조를 하는 내가 아닌, 세상을 깨끗하게 하여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는 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많아질 때, 아담과 하와가 거처했던 에덴동산이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보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더 눈 먼 사람은 없다(스위프트).




세상에 안 되는 일이란 없다(원소연, ‘행복한 동행’ 중에서)

카드빚에 허덕이며 집을 떠나 타지 생활을 할 때였다. 미용실에서 기술을 배우며 간신히 먹고는 살았지만 카드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잠이 들어도 매일 가위에 눌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미용실 대걸레가 더러워 세탁기로 빨려는데 원장님이 한소리 하셨다.

“그 걸레 세탁기에 넣으면 엉킨다!”

고집 세고 집념이 강한 나는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아니에요! 전에도 세탁기에 넣어 빨아 봤는데 정말 깨끗해지던 걸요!”

한 시간 뒤 세탁기 뚜껑을 열어 본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세탁기 속 걸레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엉켜 있었다. 그 걸레를 풀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그때 원장님이 조용히 내 곁으로 오셨다.

“손님 없을 때 차근차근 풀어 봐. 엉킨 걸레를 풀다 보면 언젠가 새 걸레처럼 가지런히 정리될 거야. 세상일도 똑같아. 어디서 어떻게 잘못된 건지 제대로 알고 다시 시작한다면, 세상에 안 되는 일은 없을 거야!”

가슴이 뭉클했다. 엉킨 걸레가 내 구질구질한 인생과 어쩜 그리 닮았던지. 그때 깨달았다. 세상에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그 뒤 나는 새벽에는 신문 배달, 낮엔 미용실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있는 힘을 다해 카드빚을 갚아 나갔다.

지금 나는 어엿한 미용사가 되어 내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또한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내 인생을 바꿔놓은 한마디를 가슴속에 새기면서…….

“세상에 안 되는 일은 없다. 다만 하지 않을 뿐.”
 
 
 
 
Ernesto Cortazar - Dre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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