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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생 학인(學人)" - 2.1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15 조회수428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2.14 연중 제6주간 화요일

창세6,5-8;7,1-5.10 마르8,14-21

 

 

 

 

 

"평생 학인(學人)"

 

 

 

하늘과 땅 사이 사람이, 내가 문제입니다.

 

하늘의 이상과 땅의 현실사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여 인생은 선물이자 과제입니다.

평생과제에 평생 공부해야 하는 평생학인인 우리들입니다.

어느 불교 수행승의 고백에 공감했습니다.

 

“내가 무슨 복이 많아 이런 공부를 하고 있을까,

  가슴에서 솟구칠 때가 많아요.

  …사람으로 태어나서 공부밖엔 할 것이 없어요.

  그런데 공부를 하다보면 똑같은 말이 새롭게 들리고 그런답니다.”

 

우리 식으로 말해 지식 축적의 죽은 공부가 아니라 사람이 되는 공부,

사랑공부, 마음공부, 하느님공부 등 산 공부입니다.

죽어야 끝나는 평생공부입니다.

 

“하느님의 모습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신들보다 조금만 못하게 만드시고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습니다.”

 

바로 이게 하늘 이상의 인간 모습입니다.

반면 다음은 땅의 현실의 인간 모습입니다.

 

“주님께서는 사람들의 악이 세상에 많아지고,

  그들 마음의 모든 생각과 뜻이 언제나 악하기만 한 것을 보시고,

  세상에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그대로 오늘의 현실에 대한 모습 같습니다.

이처럼 하늘의 이상과 땅의 현실사이에

부단한 영적전쟁을 치러야 하는 우리들입니다.

복음의 예수님 역시 제자들에 대한 실망을 여실히 토로합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바로 이게 제자들은 물론 우리의 현실입니다.

영성생활의 핵심요소가 고스란히 들어납니다.

이래서 깨어있음과 깨달음의 평생 수행입니다.

아무리 비옥한 땅도 방치하면 척박한 땅이 되고

아무리 빛나는 장신구도 방치하면 녹이 슬듯,

우리 마음 역시 방치하면 완고해져 무디어지고 녹슬고 거칠어집니다.

하여 끊임없이 주님을 기억하고 깨어 살기 위해

평생 반복의 공동전례의 영성훈련입니다.

깨어있는 노력에 이어 은총의 깨달음입니다.

깨어있음과 깨달음은 함께 갑니다.

이 은총의 깨달음이,

깨달음의 누룩이 세상 탐욕, 허영, 교만의 누룩으로 변질됐던 우리를

정화, 성화시켜 주시어 우리를 하느님의 모습으로 회복시켜 줍니다.

목표는 주님의 눈에 들었던 의로운 사람 노아요,

성경은 그를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노아는 당대에 의롭고 흠 없는 사람이었다. 노아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갔다.”

평생 수행이 의롭고 흠 없는 사람이 되어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게 합니다.

수행(修行), 수련(修練), 수도(修道), 수신(修身) 수심(修心) 수양(修養)

모두 하느님 공부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런 갈고 닦는 수행의 하느님 공부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은총의 깨달음이요,

부단히 하느님의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전례의 은총이기도 합니다.

 

여기 미사전례 도구인 주수병과 주수 그릇이 반짝반짝 눈부시게 빛납니다.

요즘 잘 닦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수련도 이와 같습니다.

탐욕, 나태, 허영, 교만의 녹을 부단히 닦아 낼 때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진아(眞我) 입니다.

참 나의 거울에 환히 들어나는 하느님의 얼굴입니다.

바로 다음 불경말씀도 이런 경지의 표현입니다.

 

“아유일권경(我有一卷經)

  불인지묵성(不因紙墨成)

  전개무일자(全開無日字)

  상방대광명(常放大光明);

  내 안에 한 권의 책이 있는데

  그것은 종이나 먹으로 된 것이 아니라,

  펼쳐보니 한 글자도 없건만

  언제나 큰 광명을 발하고 있다.”

 

바로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언제나 큰 광명을 발하고 있는

참 나의 모습을 발견하여 살기위한 평생 하느님공부의 수행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는 지금 여기입니다.

평생수행으로 깨어있어

눈만 열리고 귀만 열리면 언제 어디에나 만나는 살아계신 하느님입니다.

역시 불경의 다음 말씀도 이런 깨달음을 표현합니다.

 

“심춘막수동향거(尋春莫須東向去);

  봄을 찾아서 모름지기 동쪽을 향해서 가지마라.

  서원한매이파설(西園寒梅已破雪);

  너의 집 서쪽 뜰에 이미 눈을 뚫고 매화가 피었다.”

 

멀리 밖에로 주님을 찾아 나설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함께 계신 주님을 찾아 만나라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노아의 방주와도 같은 이 거룩한 성전 안에서

우리 모두 당신을 뵈오며

의롭고 흠 없는 노아가 되어 미사를 봉헌하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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