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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 나라의 열쇠'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22 조회수397 추천수6 반대(0) 신고

<하늘 나라의 열쇠>(마태 16,13-19)

-유 광수신부-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열쇠란 무엇인가? 열쇠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여는 기구이다. 열쇠가 없으면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어떤 열쇠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는 곳이 다르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고 들어 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문을 열 수 없었기 때문에 많은 인명 피해가 있었다. 문을 열고 나오면 살아날 수 있었는데 열쇠가 없었다.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도 열리지 않아서 결국 안에서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질식사를 하고 불에 타서 죽었다. 자동차 열쇠를 잃어 버리면 차가 있어도 차를 움직일 수 없다. 아파트 열쇠가 없으면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금고 열쇠가 없으면 돈을 꺼낼 수도 넣을 수도 없다. 모든 것은 열쇠에 달려 있다. 그리고 어떤 열쇠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열쇠를 이용할 수 있는 용도가 다르다. 나는 하늘 나라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가?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생겼는가? 어떤 열쇠가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인가? 하늘 나라의 열쇠는 내가 만들 수는 없다. 하늘 나라의 주인만이 만들어서 나에게 줄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고 하신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열쇠는 하느님이 만들어서 준 열쇠인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가?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그 열쇠를 가지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야 하늘 나라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다. 즉 하늘 나라의 문을 열고 닫는 것은내가 하는 일이지 하느님이 하실 일이 아니다. 이미 하느님께서 열쇠를 주셨다는 것은 나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셨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늘 나라의 문을 열고 닫는 것은 나에게 달린 것이지 하느님께 달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하늘 나라의 열쇠인가? 예수님이 나에게 주신 하늘 나라의 열쇠가 어떤 것인가? 내가 아무리 하늘 나라의 열쇠라고 생각하더라도 예수님이 나에게 주신 열쇠가 아니라면 하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다.

 하늘 나라의 열쇠란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예수님을 알아 본 그 믿음이 바로 하늘 나라의 열쇠이다. "요한 세례자"나 "엘리야", "다른 예언자"라는 열쇠를 가지고는 하늘 나라의 문을 도저히 열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열쇠가 아무리 좋은 열쇠라고 하더라도 하늘 나라의 문에 맞지 않는 열쇠인데 어떻게 열 수가 있는가? 어느 열쇠이든 열쇠는 반드시 맞는 열쇠가 있는 법이다. 또 열쇠가 모조품도 많고 불량품도 많다. 열쇠란 비슷하다고 해서 열리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틀려도 열리지 않는다. 열쇠는 모양이야 어떻게 생겼든 반드시 구멍에 맞아야 한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 나라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조품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정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직접 매고 풀 수 있어야 한다. 매고 푼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내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즉 구세주라고 고백했다면 그분을 통해서 모든 문제를 풀고 맺어야 한다. 내가 풀려고 하지 말고 또 돈이나 권력으로 풀고 맺으려 하지 말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맺고 풀어야 한다. 오늘날 그리스도는 어디 계시는가? 어떻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를통해서 맺고 푸는 것인가? 그것은 복음을 통해서 맺고 푸는 것이다. 즉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지 무엇을 결정하든지 또 무엇을 생각하든지 모두 다 복음으로 맺고 풀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복음으로 생각하고 복음의 가치로 보고 판단하고 복음의 잣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복음 따로 나 따로 생활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모든 존재를 복음으로 맺고 풀어야 한다. 즉 복음에서 답을 찾고 복음에서 길을 찾고 복음에서 기쁨을 얻고 복음에서 힘을 얻고 복음에서 희망을 보고 복음에서 위로를 받고 복음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하늘 나라의 열쇠를 가지고 맺고 푸는 것이다.

 

그럼 하늘 나라의 열쇠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겼는가?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지는 않으셨지만 그 모양은 말씀해주셨다. 즉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라고 미래 동사를 사용하셨다. 따라서 그 다음 말씀을 보면 하늘 나라의 열쇠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 수가 있다. 즉 하늘 나라의 열쇠는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라고 말씀하신 대로 "고난과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는 것"이다.

 

왜 베드로보고 반석이라고 하셨고 그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셨는가?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세례자 요한이니, 엘리야니, 예언자 중에 한 분이라고 말했으나 베드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다."라고 고백하였다. 그러니까 올바르게 대답한 베드로의 신앙 위에 교회를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회를 세워도 열쇠가 없어서 또는 맞지 않아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열쇠로는 아무도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오직 베드로가 고백한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열쇠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 위에 교회를 세우신 것이다. 반석은 가장 밑받침이 되는 주춧돌이다. 반석이 약하면 또 반석이 본래 의도했던 것이 아니라면 그 위에 아무리 튼튼한 집을 짓는다 하더라도 무너지고 만다. 견뎌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신앙의 주춧돌이 되기도 하고 또 나의 신앙으로 영향을 받는 다른 이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즉 내가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는 가에 따라서 그 위에 세워진 교회는 안식교도 될 수 있고 개신교도 될 수 있고 가톨릭 교회도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나의 신앙에 따라서 다른 이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자녀들에게도 이웃에게도 친척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과연 지금 내가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하늘 나라의 열쇠는 어떤 모습의 열쇠인가? 나는 어떤 하늘 나라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가? 나는 어느 반석 위에 나의 신앙을 키웠는가? 즉 나의 신앙을 받쳐주고 있는 반석은 어떤 반석인가? 열쇠는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다. 복이다. 따라서 이 복은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받을 수 있다. 복은 본래 받아들이는 것이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내가 노력할 때 하느님이 그곳에 당신 은총을 채워 주시는 것이지 내가 복음 담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복을 담을 수 있는 그릇만 만들고 그 그릇에 복을 담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 담아주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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