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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24 조회수354 추천수4 반대(0) 신고

쉬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쉬는 이 시간에 나는 내 숨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쉼은 숨을 고르고 모으는 일이다. 내가 숨을 쉬고 호흡하는 것을 느끼고 반복하면 어느새 하느님께서 내 숨을 주관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내게 숨을 불어 넣어 주셨고 이 순간 내가 숨을 쉬게 하고 계신 분도 아버지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당신의 숨을 들이마시고 당신의 숨을 내쉬며 쉬는 이 시간이 행복이고 평화이다.

오늘은 일하러 가지 않고 쉬는 날이라 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시간의 여유가 있다.

여유롭게 아침 미사에서 주님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성찬을 나누고 시작하는 오늘이 축복이다.

미사후 운동도 하는 여유도 부려 본다. 운동은 다름아닌 숲으로 나무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봄꽃들을 보며 미소 짓는 여유도 부린다. 민들레, 수선화, 튜울립, 목련, 자운영, 이름 모를 갖가지 작은 꽃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었나 보다. 그 봉오리가 수줍은 아가씨마냥 아름답게 얼굴을 내민다. 아직도 찬바람이 한 두 번씩 코끝을 스쳐 볼을 발그레하게 만들긴하여도 따뜻한 봄볕이 좋은가보다. 활짝 웃는 얼굴 하늘 향해 웃고 있는 걸 보니...

날씨가 따뜻해지니 아이스크림 가게엔 손님이 많아진다. 목요일은 내가 쇼핑하는 날인데 오늘 내가 일하지 않기에 혹 떨어질 것 같은  몇가지 과일들을 사다 가게에 넣어 주고 일하는 친구에게 하루 잘 보내라 인사하고 나왔다. 가게에선 봄이 되고 따뜻해지면 나더러 매니저를 해 달란다. 지난 10월부터 종업원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내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드시는지 파트 타임으로 일하는 내게 매니저 일을 맡기고 싶다 하시니 그래도 내가 일을 잘 못하지는 않았나보다. 승진이라면 승진인건가? 암튼 기분은 좋다.

무슨 일을 하던 열심히 사랑담아 일하고 보람을 느끼고 또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살 맛나는 일인 것 같다.

어제 오늘 내 머릿 속에 마음 속에 자꾸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절제'이다.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 중에도 절제가 있는데 나는 사실 절제가 어떻게 성령 은총의 열매일까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자꾸 '사랑은 절제다'라는 말이 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있고 각자 나름대로 사랑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내가 단언컨데 나는 아마도 넘치는 사람의 부류에 들지 않나 싶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사람...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아무리 넘쳐도 괜찮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넘치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일을 그르칠 때가 왕왕 발생한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차가운 머리, 따뜻한 가슴, 사랑을 실천하는 손발을 균형있게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아버지 하느님을 만나면 만날 수록 느끼게 된다. 나의 부족함을 알게 된다.  

그래서 내겐 쉬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하느님과 함께 숨쉬며 절제를 훈련하고 그로 인해 더 큰 하느님 사랑을 배울 수 있게 말이다.

 

오늘도 모두 주님 안에 쉴 수 있는 날 되시길.... 

부족한 생각 나누고 갑니다. 오늘은 구름이 흐린 날이어서 제겐 절제를 배우기도 좋은 날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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