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얼마나 좋은 분이신지 깨달은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들한테도 예수님을 만나게 해주려고 데려옵니다. 자신들이 만난 따뜻한 하느님을 힘없고 약한 아이들한테도 보여주고 싶어서 단순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데려온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사람들을 치유하시고 가르치시느라 종일토록 수고하신 예수님께 쉬는 시간을 드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람들이나 제자들, 양쪽 다 좋은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은 당신 몸의 안전보다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앞서는 예수님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예수님의 제자라는 자부심에서 순진하고 무력한 군중에게 권력 ( ?) 을 행사하고 싶은 교만이 일어난 것은 아닐까요 ? 오히려 예수님을 자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모두를 차별 없이 대하시고 자신의 시간까지도 다 내어 주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더 잘 알아들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평소 시간표를 따라 진행되어야 하는 일을 우선하여 사람들의 필요에 귀를 닫고 후회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형식에 치중하여 중요한 것을 놓쳐버린 것 같아서요. 수도자로서 예수님께 선택받았다는 은근한 자만심과 스스로의 계획에 얽매여 예수님을 만나고 싶은 이들을 막아버리지는 않았는지 걱정됩니다.
김인순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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