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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27일 연중 제8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2-27 조회수827 추천수19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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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7일 연중 제8주일-마태오 6장 24-34절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

 

<큰물에서 놀아야>

 

 

    참으로 많은 근심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때로 제3자 입장에서 그 걱정꺼리라는 것을 바라보면 너무나 사소한 것, 너무나 하찮은 것이어서 웃음이 나올 지경입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것을 잘 모르지요.

 

    삶이 온통 근심 걱정으로 가득 찬 분들, 얼굴이 갖은 수심으로 울적한 분들, 오늘에 보다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해하지 말고 과거는 몽땅 하느님 자비의 손길에 맡기십시오.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근심으로 전전긍긍하는 분들, 그 미래는 하느님 섭리의 손길에 완전히 봉헌하십시오. 다만 지금 현재에 충실하십시오. 바로 지금을 사십시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입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오늘에 충실할 것을 역설하셨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자비의 때이며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코린토 2서 6장 2절)

 

    지금을 산다는 것, 현재에 충실하다는 것은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아마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기쁘게 산다는 것은 삶을 즐기며 사는 것이 아닐까요? 오랜 노력 끝에 얻은 성취도 즐기고, 뜻밖에 찾아온 행운도 즐기지만, 반대로 수시로 찾아드는 고통도 즐기고, 원치도 않았는데 찾아온 병고도 즐기며 사는 삶, 더 나아가서 바오로 사도처럼 어떠한 처지에서든 기뻐하는 삶이야말로 즐기는 삶일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근심은 또 다른 근심을 불러옵니다. 걱정은 또 다른 걱정을 불러옵니다. 그러다보면 하루 온종일 불안초조 상태, 과도한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되어 심신에 큰 악영향을 끼치게 됨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근심이 생길 때는 바로 기도를 시작할 때입니다. 걱정이 밀물처럼 밀려올 때는 바로 하느님의 도움을 구할 시간입니다. 불안초조감이 닥쳐올 때는 성경을 펴들 순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갖은 근심 걱정에 사로잡혀 힘겹게 살아가라고 이 세상에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내 작은 울타리 안에 갇혀, 내 지극히 사소한 문제에 사로잡혀 괴롭게 살아가라고 이 세상에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그보다는 큰 그릇이 되라고 부르셨습니다. 작은 것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찌질이가 아니라 대인배가 되라고 부르셨습니다.

 

    저희 집 마당 한 구석에 아주 작은 연못이 하나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비단잉어를 사다 넣어 기르고 있는데,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커지지가 않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하며, 그 녀석들 중 몇 마리를 좀 더 큰 연못으로 옮겼습니다.

 

    1년 여 뒤 큰 연못에 가본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얼마나 커져버렸는지, 정말 대단했습니다.

 

    엄청나게 커진 녀석들을 바라보며 저는 한 가지 결심을 했습니다. 나도 큰 물에 놀아야겠다는 결심, 사고의 틀, 영혼의 반경, 삶의 지평을 좀 더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너무나도 작은 것, 지극히 사소한 것, 참으로 의미 없는 지나가는 것에 지나치게 연연하며 살라고 우리를 이 세상에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그보다는 큰 그릇, 큰 나무가, 큰 인간이 되라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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