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믿음의 열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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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미 | 작성일2011-03-07 | 조회수331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내가 가진 믿음이라는 씨가 어떤 열매를 맺어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씨는 '나'라는 밭에 심어졌는데 그 씨가 싹이 트고 자라고는 있나? 내가 햇빛은 잘 쬐어주고 목마르지 않게 물은 잘 주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열매도 맺어갈까? 하는 약간의 의심이 담긴 눈초리로 내 안에 심어진 씨를 살펴 보곤 한다.
사실 씨가 자라서 나무가 되기까지 사람의 노고가 담겨야함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노력이라는 것이 하느님의 은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밭을 일구는 일은 내가 열성을 다해 할 수 있다. 거름으로 영양을 공급하고 잡초를 뽑아주고 물을 주는 것은 내 노력이나 햇볓을 비추고 비를 내려주고 바람을 맞는 등 다양한 날씨의 변화를 거쳐 단단하게 자라게 하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을.....
그래서 묵묵히 농부의 일을 하지만 믿음의 열매가 맺어짐은 하느님 아버지께 달려 있고 그 영광 또한 하느님 아버지를 위한 것이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오직 농부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소작인의 책임을 다하는 일, 아버지의 뜻을 묻고 알아 듣는 일, 아버지의 말씀대로 행하는 일에 힘을 써야한다. 물론 그 안에서 큰 기쁨도 발견할 수 있다.
날이 가고 해가 가서 때가 되면 열매가 맺어질 것이고 그것 또한 내 것이라 주장할 수 없으며 그저 멀찌감치 서서 미소지으며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믿음의 열매는 때가 정해지지 않는 듯하다.
그것이 내일일 수도 있고 수십 년이 지나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이 아닐 수도 있다. 수확기이든 수확기가 아니든 시기에 상관없이 하느님 안에 작은 열매를 맺기 위해 오늘도 농부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하루가 되고 싶다.
.......월요일, 금요일 아침 미사후에 함께 미사 드리는 친구와 수영을 가요. 몸이 자꾸 안 좋아지신다고 이야기 하길래 제가 가는 수영장에 게스트로 데려 갑니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시작했어요. 수영을 하고 나면 늘 배가 고프기에 사과 두 개도 가져갔어요. 유년시절 여름 방학이면 동네친구들과 강가에 매일 수영하러 다니던 생각도 났어요. 사과를 물에 던져 가며 놀다가 돌아올 때는 사과를 '아자작' 베어 먹으며 집으로 돌아오던 그 추억이 겹쳐지며 함께 운동도 하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출근하며 차 안에서 사과도 먹고 하는 지금의 내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듯 느껴져서 참 마음 따뜻하고 행복했어요.
보통은 미사 드린 후에 글을 쓰곤 하는데 오늘은 거꾸로 글을 남기고 미사를 갑니다.
모두 주님 안에 소작인으로 부지런하게 그리고 그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며 사시길 빕니다.
부족한 생각 나누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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