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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서묵상) 가난한 사랑, 숨은 성인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08 조회수474 추천수12 반대(0) 신고

 


 

 가난한 사랑, 숨은 성인들

(토빗기1,3-8)

 


        “나 토빗은 평생토록 진리와 선행의 길을 걸어왔다.
         나는 나와 함께 아시리아인들의 땅

         니네베로 유배 온 친척들과
         내 민족에게 많은 자선을 베풀었다.”

        토빗은 자선을 많이 행한 사람입니다.
        제가 수도자이지만 이런 토빗이 부럽습니다.
        이웃들이 바보스럽다고 아무리 비웃어도
        자선을 행하는 토빗이 부럽습니다.

        이는 마치 요즘 “바보 추기경”하며
        일생을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고자 했던
        김 수환 추기경님의 삶과 업적을 기리지만
        막상 나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하고

        부러워하는 것과 같습니다.
        김 수환 추기경님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토빗은 어떻게 그리 사랑과 선이 많았는지?!

        오늘의 토빗서를 보면

        자기를 위한 잔치가 벌어졌을 때
        토빗은 가난한 이들을 잊지 않습니다.
        잔치 때에 가난한 이들을 잊지 않는 것도 대단한데
        잔치의 즐거움을 만끽해야 할 때에
        시신을 수습하는 그런 선행을 실천하다니

        더더욱 놀랍습니다.

        저는 참 그러지 못합니다.
        얼마 전에도 힘들게 하루 일정을 끝내고
        저녁 식사를 하며 일행과 같이 술 한 잔을 하려고 하는데
        병자성사를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밤늦게 가기는 갔지만 마음 안에
        가기 싫은 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이런 것이 살아가다보면 참으로 많은데
        저는 이런 것을 불평없이 잘 하는 사람이
        크게 한 번 자선을 행한 사람보다도 더
        정말 자신을 버리고 내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수도원에 몇 형제는

        이런 면에서 참으로 훌륭합니다.
        한 형제는 어떤 부탁이 들어와도 다 들어줍니다.
        옆에서 그런 부탁 자꾸 들어주면

        버릇 나빠지니 그러지 말라고 해도
        그는 그런 것 상관하지 않고 부탁을 들어줍니다.
        실상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돕지 않을 구실을 찾고,
        도와주지 않는 자신을 합리화하는지 모릅니다.
        부탁을 들어줬을 때

        그가 버릇이 나빠지건 그렇지 않건
        그것은 그와 하느님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는 아니고
        나는 그저 선행을 행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

        또 한 형제는 누가 언제 만나자고 해도 기꺼이 응합니다.
        잠자는데 술 취해서 만나자고 해도

        그는 투덜거리지 않고 만나줍니다.
        그에게는 수도원 시간표도 거의 고려사항이 아니고
        자기의 컨디션이나 기분도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오직 상대방이 지금 필요로 하니 그렇게 합니다.

        사실 이런 형제들이

        커다란 선행으로 이름 날리는 사람보다
        더 훌륭하다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드러나지 않는 사랑,
        그래서 아무런 칭찬이나 칭송이 없는 선행,
        이것이 정말 가난한 사람의

        진실한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북한 사업이다 무슨 사업이다 하며
        참으로 떠벌리며 선행을 하는데,
        그리고 우리 인간은

        조그만 선행을 하고도 알아주기를 바라는
        속물근성이 어느 정도는 다 있기 마련인데,
        우리 그 형제들은 정말 그런 티를 내지 않고
        그런 가난한 사랑을 합니다.
        그것도 한 순간,

        또는 한 번이 아니고
        일생을 그렇게 사랑을 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숨은 성인인 우리 형제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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