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재발견] (2) 가톨릭과 개신교의 전례적 차이 예비신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가톨릭과 개신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다. 전례적 측면에서 가톨릭과 개신교는 어떤 점이 다른지 살펴보자. 첫째, 가톨릭은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지만, 개신교는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는다. 천당과 지옥, 이분법으로 구분짓는 개신교와 달리 가톨릭에는 연옥이라는 신학적 개념이 존재한다. 연옥(煉獄)이란 의인의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기 전 소죄가 정화되는 상태 또는 장소다. 가톨릭 전례에서는 특히 미사 중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천사와 성인들에게 빌어달라고 청원하고, 사도신경 때 '성인들의 통공을 믿으며'라고 고백하며, 식사 후 기도 때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라는 기도를 바친다. 가톨릭교회는 11월을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위령성월로 정해 놓았다. 오늘날 천주교 용어로는 '위령미사'라는 말로 사용하고 있으나, 전에는 '연미사'나 '죽은 이들의 미사'라는 말로 쓰였다. 위령성월의 신학적 근거는 살아 있는 이들이 죽은 이들을 위해 하는 기도가 도움이 된다는 교회의 전통 교리다. 하느님 앞에서 시간은 무의미한 것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과 살아 있는 이들은 한 공동체의 동일한 구성원이다. 그렇기에 살아 있는 이들은 연옥에서 고통받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고, 반대로 하느님 나라에 이미 들어가 있는 성인들도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위해 하느님께 간구할 수 있다. 두 번째로 가톨릭 미사 중에 거행하는 '성찬례'와 개신교의 '빵 나눔 예식'의 차이를 들 수 있다. 가톨릭은 성찬례를 통해 빵과 포도주가 실제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한다고 가르치는 반면 개신교는 주님 현존의 상징적 의미로 거행한다고 할 수 있다. 가톨릭이 매 미사 성찬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 최후의 만찬예식, 십자가상 제사로 재현하고 있다면 개신교는 단순히 성찬의 식사로 강조하며 기억하고 있다. 또 가톨릭의 성찬례는 축성된 자, 즉 사제로 서품된 사람만이 유효하게 거행할 수 있는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제만의 고유한 직무이기 때문이다. 반면 개신교는 안수받은 자가 성찬례를 거행한다. 가톨릭교회는 성사의 유효성을 판가름하는 데 사효성(事效性)을 위주로 하나 그렇다고 해서 인효성(人效性)을 무시하지 않는다. 사효성은 성사의 유효성과 은총이 성사 집전자의 의도나 성덕에 좌우되지 않고 그리스도의 행위인 성사적 예절에 내재하는 힘에 의해 주어지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인효성에 의한 은총의 효력은 성사 집전자의 성덕과 신앙이 수령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성사 수령자의 신앙 상태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공통점은 성사의 인효성에 의해 발휘되는 은총을 인정한다는 점이다. 하느님께 대한 애절함을 통해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신앙은 물론 삶 속에서도 하느님께 대한 애절함으로 살아야 한다. 생활 속에서 간절하게 기도하고 전례에 참례한다면, 하느님께서는 필요한 때에 필요한 은총을 주실 것이다. ※ 평화방송 TV '신앙의 재발견' 방송시간 : 월요일 오전 8시(본방송), 화요일 오후 9시(이하 재방송) 목요일 오후 4시, 일요일 오후 8시 [평화신문, 2012년 2월 12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정리=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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