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해]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 10. 성미술과 성당 기물 「전례헌장」의 마지막 장은(122~130항) ‘성미술과 성당 기물’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헌장은 미술이 인간 재능의 가장 고귀한 표현들 가운데 하나라고 밝히고, 그 가운데 종교 미술 곧 성미술이 그 정점에 있다고 말합니다. 성미술은 그리스도교 전례가 거행되는 거룩한 곳을 조성하기 위한 미술과 공예의 총체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건축을 비롯하여 조각, 그림, 금은세공, 스테인드글라스, 석재조각, 그리고 조명과 음향 등 그리스도교 전례가 행해지는 성당 건축에 기여하는 모든 특수 공예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미술은 그 본질상 하느님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인간이 자기 작품으로 인간 정신을 경건하게 하느님께 돌리는 데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하느님과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영광을 위해 봉헌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술의 소재가 종교적이라고 해서 모두가 성미술이라고 할 수는 없고, 전례 행위의 앙양을 목적으로 한 예술만이 성미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헌장은 다음과 같은 말로 그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거룩한 예배와 관련된 사물들이 참으로 품위 있고 어울리고 아름답도록, 또 초월적인 사물의 표지와 상징이 되도록 미술의 고귀한 봉사를 계속 요청하며, 또 미술가들을 양성하여 왔다. 더욱이 교회는 미술가들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무엇이 신앙과 신심에, 또 소중하게 전수된 법규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며, 거룩한 용도에 알맞은 특성들을 분별하여 왔다(122항).” 교회는 어떤 미술 양식도 자기 고유의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오로지 민족들이 특성과 환경, 그리고 각종 예식의 필요에 따라 각기 그 시대의 양식들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미술 양식과 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도 존중했습니다. 그러나 예술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성미술의 영역 밖에서는 아무리 정당한 것이라 해도, 성미술의 경우에만은 예술가들도 보다 높은 법을 따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들은 그들의 예술적 활동을 통하여 신자들의 신앙과 도덕을 향상시키는 물질적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그 사명으로 받은 것입니다. 헌장은 “우리 시대와 모든 민족과 지역의 미술은, 거룩한 성전과 거룩한 예식에 마땅한 존경과 경외로 봉사한다면, 교회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함으로써 이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예술가가 신앙을 예술로써 표현했다 해도, 그것이 너무나 개성적이라면 극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한 많은 사람에게는 ‘초월적인 사물의 표지와 상징’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작품들은 심미적 감상의 대상이 될 뿐, 전례에 합당한 배경을 제공하기는커녕 오히려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성미술품, 특히 전례에 사용되는 것들은 ‘아름다울’ 뿐 아니라 ‘유익’해야 합니다. 예컨대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훌륭하게 꾸며진 제의라 해도, 만일 그것이 전례 집행을 어렵게 하거나 사제가 성작을 넘어뜨리지나 않을까 하는 분심을 갖게 한다면 안 됩니다. 예술이 전례를 위한 것이지, 전례가 예술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신앙과 양속, 또 그리스도교 신심을 거스르고 또 형상의 왜곡이나 예술성의 부족이나 저속함이나 허식으로 올바른 종교적 감정을 해치는 미술가들의 작품들을 하느님의 집과 다른 거룩한 장소에서 멀리하도록 힘써야 한다.”라고 헌장은 말합니다(124항). 헌장에 따르면 신자들의 공경을 위해서 성당 안에 성화상을 전시하는 관행은 보존되어야 하지만, 신자들에게 이상한 감을 주어 그들을 놀라게 하거나, 덜 건전한 신심에 빠져들지 않도록 성당 안에 둘 성화상 수는 적절하게 제한되어야 하고, 알맞은 순서로 배치해야 합니다(125항). 성당을 건축할 때에는 전례 행위의 실행과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확보에 적합하도록 배려하여야 하고, 성당 건축이나 미술작품의 판단을 위해서 지역 직권자들은 교구 성미술 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위원회뿐만 아니라 유능한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야 합니다(126항). 또한, “성직자들도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성미술의 역사와 그 발전에 대하여, 또한 성미술 작품들이 그 바탕으로 삼아야 할 건전한 원리에 대하여 배움으로써 교회의 존귀한 기념물들을 존중하고 보존하여야 하며, 또 작품 활동을 하는 미술가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129항).” [2013년 1월 27일 연중 제3주일(해외 원조 주일) 가톨릭마산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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