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성탄] 가톨릭 신앙의 보물: 전례주년과 신앙생활 - 대림 · 성탄 시기 | |||
---|---|---|---|---|
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3-12-09 | 조회수6,344 | 추천수0 | |
[가톨릭 신앙의 보물] <3> 전례주년과 신앙생활 - 대림 · 성탄 시기 기다림 · 회개 · 희망 속에 예수 탄생 의미 되새겨
-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마태 1,23).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이다. 사진은 지거 쾨더(독일 베네딕토회) 신부의 성화.
회개와 희망으로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가톨릭 신앙생활은 그리스도의 탄생과 부활을 중심으로 하는 1년 단위의 큰 틀인 전례주년(교회 달력) 안에서 이뤄진다. 전례주년은 대림시기부터 시작된다.
대림이라는 용어는 라틴어 아벤투스(Adventus)에서 온 말이다. 이는 이교도 문화에서 기원한 용어로, 원래는 신이 자신의 신도들을 만나기 위해 1년에 한 번 신전을 찾아오는 것을 의미했다. 즉 예배 대상인 신이 축제가 거행되는 동안에 신전에서 신도들과 머무는 것으로 여겼다. 또 궁중 예절에서 중요 인사의 부임 또는 즉위, 첫 공식 방문의 뜻도 포함돼 있다.
불가타(Vulgata) 성경은 이교도적 용어인 대림을 '그리스도께서 사람들 가운데 오심을 드러내는 의미'라는 그리스도교적인 의미로 바꿔 사용했다. 이에 따라 메시아 시대를 연 그리스도의 강생을 기념하며 준비하는 것과 그리스도께서 세상 끝날에 구원사업을 완성하러 영광스럽게 오실 것(재림)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을 '대림'이란 용어로 표현했다.
대림시기는 4주간으로 구성되며 전례 성격에 따라 다시 두 시기로 나뉜다. 첫 번째 시기(대림 첫 주일~12월 16일)는 종말에 대한 기다림을 드러내며, 그리스도의 영광스런 재림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이다. 두 번째 시기(12월 17~12월 24일)는 대림시기의 가장 중요한 기간으로 예수님의 강생을 직접적으로 준비하는 시기다.
대림시기 전례는 복음 안에서 그 의미가 가장 잘 드러난다. 대림 제1주일 복음은 주님을 기다리는 자세에 관한 내용이며, '깨어 있음'을 강조한다. 대림 제2, 3주일 복음은 요한 세례자에 관한 내용으로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한 회개에 중점을 뒀다. 대림 제4주일 복음은 본격적으로 성탄을 준비하는 시기다. 가해에는 요셉에게 한 예고, 나해에는 성모 마리아에게 한 예고, 다해에는 성모님의 엘리사벳 방문에 관한 내용을 읽는다.
대림시기 제2독서는 구약의 예언들이 하느님 안에서 어떻게 완성됐는가를 보여주는 사도들의 서간을 읽는다. 대림시기 기도문에는 예수님의 성탄과 관련이 있는 성모 마리아, 요한 세례자, 이사야 예언자를 부각한다.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대한 마리아의 협력을 강조하는 시기이며, 요한 세례자를 부각하는 이유 역시 주님을 맞기 위한 회개와 연관이 있다.
대림시기에 희망의 메시지가 잘 드러나는 이사야 예언서를 주로 낭독하는 이유 역시 대림시기 영성은 깨어 기다리는 것, 회개, 희망인 까닭이다.
예수 탄생의 기쁨을 누리는 성탄시기
동방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성탄 축일을 1월 6일에 지냈고, 서방교회에서는 12월 25일에 지냈다. 성탄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던 '아리아니즘'(4세기 초 알렉산드리아 사제 아리우스가 주장한 이단설)을 배격하기 위해서다. 하느님의 아들이자 참 신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이 되신 주님의 탄생일을 성대하게 경축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방교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참 빛이요 태양으로 보았기에 새로운 해가 다시 소생하는 날인 12월 25일(로마는 동지인 이날을 '무적의 태양신 탄생 축일'로 지냈다.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퇴폐적 태양신 숭배 축제에 빠져들지 못하게 같은 날 예수 성탄 축일을 지냈다는 설이 있다)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지냈다.
성탄시기는 성탄의 기쁨을 더 연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저녁부터 주님 세례 축일까지의 기간이다. 성탄시기에는 성탄 팔일 축제,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내며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신비를 기념한다.
성탄 팔일 축제 기간에는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12월 26일)과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12월 27일),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 축일(12월 28일)이 포함된다. 성탄 팔일 축제는 1월 1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끝맺는다. 성탄시기는 '주님 세례 축일'로 막을 내리며 구원의 보편적인 내용을 다루는 '연중시기'로 들어간다.
대림시기와 성탄시기는 신앙인들이 기다림과 희망, 회개의 마음으로 인류 구원을 위해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오신 예수님 탄생의 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
[평화신문, 2013년 12월 8일, 정의철 신부(서울 중앙동본당 주임, 전례학 박사), 정리=백영민 기자]
※ 방송은 수요일 오전 9시 20분에 방송되며, 지난 회는 누리방(http://web.pbc.co.kr/tv)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