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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부활] 가톨릭 신앙의 보물: 사순시기와 부활시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15 조회수5,573 추천수0

[가톨릭 신앙의 보물] <14> 사순시기와 부활시기


낡은 인간성 버리고 하느님 사람으로 거듭나야

 

 

전례주년(교회 달력)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 교회의 전례주년 안에는 성탄 축일과 부활 축일이 양대 큰 축일이다. 그러나 이 부활 축일은 성탄 축일보다 전례주년 안에서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부활 축일을 준비하는 사순시기와 이 부활 축일을 더 연장하고 싶어 이루어진 부활시기에 관해 이야기하자.

 

 

주님 부활을 기다리는 사순시기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에 시작해 성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로 마감된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인 사순 제6주일부터 한 주간을 성주간으로 지내는데 이 시기에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기념한다. 이 사순시기에서 40이라는 숫자는 구원의 의미를 상징하는 성경에서 유래했다. 

  

구약에서는 모세가 십계를 받기 위해 40일간 시나이 산에서 준비한 일이나(신명 9,18) 엘리야가 야훼의 계시를 받기 위해 40일 동안 걸어서 호렙산으로 간 이야기(1열왕 19,4-8)가 있고, 신약의 경우 예수님께서 공생활 전 40일 동안 단식하신 것(루카 4,1-13)과 예수님이 승천하시기 전 40일 동안 사도들과 함께 계신 것(사도1,1-3)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성경의 40이라는 숫자가 가진 의미가 사순시기에 드러나는 것이다. 사순시기는 장차 이루어질 사건(부활)을 준비하고 하느님과 만나기 위한 합당한 준비를 하는 기간이다. 

  

초기 교회에서는 옛 성삼일(성 금요일~부활)부터 역산해서 40일간의 준비기간(사순시기)을 지켰다. 오늘날의 성삼일은 주님 만찬미사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까지였지만, 예전에 성삼일은 금ㆍ토ㆍ일요일이었다. 옛 성삼일일인 금요일부터 5일을 거슬러 올라가고, 그 전 5주를 합쳐 40일을 이룬 것이다. 

  

그 후 재(齋)를 지키는 사상이 강해지며 사순시기도 늘어나게 됐다. 주일을 빼고(6일×5주=30일) 옛 성삼일 전까지(월~목, 4일) 34일간 사순시기를 지내기도 했다. 주일은 작은 부활, 기쁨의 날이라 재를 지키지 않았다. 또 34일에 이전부터 재(齋)를 지켜온 성 금요일과 성토요일 이틀을 더해 36일의 준비기간을 지내기도 했는데 36일의 준비기간(사순시기)은 1년의 11조를 지내는 의미로 재를 지켰다. 

  

하지만 사순 기간 전부 재를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현재는 36일에 4일을 더해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40일간의 사순시기를 지낸다. 이 기간이 40일이냐 아니냐보다는 이 시기가 갖는 의미가 무엇이고 이에 따른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40일이라는 사순시기의 상징적 의미는 속죄로서 우리 생활을 혁신하기를 촉구하며,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장차 이루어질 큰 사건(부활)을 합당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사순시기 동안 신자들의 삶을 성화시키고 하느님께 다가서며,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사순시기를 맞는 신자들은 단식과 금육제, 자선행위 등 외적 준비와 함께 매일 미사에 참여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잘 읽고 묵상하며 기도를 통해 예수님 부활의 신비를 체험하는 내적 준비를 한다. 은총의 시기인 사순시기 동안 신자들은 40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는 의미를 묵상하고 그 의미처럼 살려 노력해야 한다.

 

 

파스카 신비를 묵상하는 부활시기

 

부활 대축일은 구약의 전승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축일로 이동이다. 유다인들의 전승을 따라 니산달 14일에 지내자는 동방교회의 주장과 예수님이 부활하신 주일에 초점을 맞춰 니산(NISAN)달 14일인 만월 이후 처음 맞는 주일을 부활 축일로 지내자는 서방교회의 의견이 엇갈렸다. 니케아공의회에서 오늘날처럼 춘분이 지나고 그 다음 첫 번째 만월(니산달 14일) 후 첫 주일을 부활축일로 지낼 것을 결정했다. 

  

동방교회에서는 8주간의 사순 시기를 지내지만 서방교회에서는 성주간을 포함한 7주간의 사순시기를 보낸다. 사순시기는 우리의 주님이요 구세주이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정화시키고 성화시키기 위해 부르시는 은총의 시기다. 참회와 속죄로 은총에 감사하며 영원한 생명의 보증인 예수님의 파스카 신비를 묵상하고 준비하면서 이 시기를 보내야 한다. 

  

부활의 기쁨을 더 연장하기 위해 만든 것이 50일간 이어지는 부활시기이다. 부활시기는 부활 팔일 축제와 주님 승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로 부활의 기쁨을 50일간 연장하며 기념하는 시기이다. 예수님의 구원 사업의 완성이란 측면에서 부활 이후 40일째 되는 날을 기념해서 지내는 것이 주님 승천 대축일이다.

 

또 구약시대 밀과 보리의 수확을 기념하던 오순절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이날 이루어진 성령 강림 사건과 연결해 예수님의 부활 이후 50일째 되는 날을 성령 강림 대축일로 지냈다. 사도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성령 강림 대축일은 교회의 창립일이다.

 

[평화신문, 2014년 3월 16일, 정의철 신부(전례학 박사, 서울 중앙동본당 주임), 정리=백영민 기자]

 

※ 수요일 오전 7시 20분에 방송되며, 지난 회는 누리(http://web.pbc.co.kr/tv) 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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