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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전례를 살다: 마침 예식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11-11 조회수5,518 추천수0

[전례를 살다] 마침 예식

 

 

미사는 공적 집회 예식입니다. 따라서 예식 전체를 마감하는 마침 예식이라는 형식을 가집니다. 미사의 마침 예식은 주례 사제가 신자들에게 집회를 마치는 인사를 한 다음, 그들을 강복하여 세상에 파견하고 미사 전례를 마감하는 단순한 예식입니다. 이 예식은 짧은 순서를 가지는데 사목적 훈화(공지사항), 인사, 강복, 파견, 퇴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침 예식에서 신자들은 말씀의 식탁에서 깨달은 진리와 교훈을 간직하고, 성찬의 식탁에서 기념하고 체험한 주님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내어줌의 의미를 이제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실천할 사명과 힘을 받고 세상에 파견됩니다.

 

 

○ 사목적 훈화(공지사항) : 영성체후 기도가 끝나면 사제는 필요에 따라 사목상의 당부나 공지 사항을 말할 수 있습니다. 사제는 이 당부나 공지가 또 다른 강론(?)이나 지루한 잔소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내용이 주보에 실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쓸데없는 과잉 친절로 또 한 번의 내용 읽기는 미사 중에 형성된 경건한 마음을 흐트러지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짜증나게 합니다. 최대한 짤막하게 요약해서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에는 한 주간 주님의 보살핌 속에 평안히 지내시기를 소망하는 사제의 개인적인 작별인사도 연결시킬 수 있습니다. 공지사항을 위한 올바른 장소는 사제석이며 이에 비해 이어지는 강복은 제단에서 거행하기를 권고합니다.

 

 

○ 인사와 강복 : 사제는 미사 시작할 때와 같이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고 마침 인사를 합니다. 마침 예식의 인사는 일종의 하직 인사입니다. 그런 다음 사제는 신자들을 향해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축복합니다. 십자가는 하느님 나라에서 온갖 축복의 원천이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행사를 마치고 사람들을 보낼 때 주님의 축복을 비는 것은 초세기부터 이어 온 교회의 좋은 관습이었습니다.

 

오늘날 마침 예식의 강복 양식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간단한 성삼 강복 양식 외에도 전례 시기별 강복(14개)과 성인 축일 강복(4개), 기타 강복(2개) 등 도합 20가지의 특성에 따른 ‘장엄 강복’이 있고 부가하여 ‘백성을 위한 기도’라는 제목으로 26가지의 다양한 기도 형식의 축복기도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교회는 사목자들이 특히 축일이나 주일을 포함한 특별한 기회에 위의 다양한 강복을 선택하여 사용하기를 적극 권합니다. 하느님의 축복을 마다할 신자는 없을 것입니다.

 

 

○ 살아있는 그리스도인 : 감사의 축제인 미사는 가톨릭신자 생활의 정점입니다. 미사는 평범한 일상생활 전체를 그리스도교적 생활로 인식하게 하고 믿음의 생활을 위한 새로운 힘을 얻게 합니다. 신앙인은 일상생활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행위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사로부터 새로이 자신의 선한 삶의 모습을 되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행하는 모든 것은 신앙인의 바른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가톨릭신자는 미사에서 자신의 평범한 일상생활로 나아가기 전에 다시 한 번 하느님의 축복을 받습니다. 그 축복은 주님을 생각하는 가운데 주님의 자녀로서 실천해야 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위한 하느님의 도움에 대한 명확하고 진실한 소망입니다. 이에 개정된 미사경본은 여러 가지 축제와 시기에 따라 다양한 장엄 강복과 축복 기도를 베풀 수 있는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대개 세 단계로 나누어 구성된 장엄 강복의 기도 양식은 신앙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신앙생활을 어떻게 실현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좋은 결심과 의도뿐 아니라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하느님의 축복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옛 격언의 진리가 이 축복에 명확히 표현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계산으로 측정하거나 조종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자연을 변질시킵니다. 자연의 변화는 전적으로 하느님의 도우심과 손길에 달려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연의 변화를 통한 번영과 들판의 풍성한 결실과 열매입니다. 축복은 항상 십자가의 표시를 동반합니다. 사제는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 위에 십자가를 크게 긋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어디서 구원을 기대할 것이며 또 그에게 축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상기합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의 희생을 생생하게 기억하게 하는 것입니다. ‘축복’이라는 이름은 신자들 위에 그은 십자가의 표시로부터 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구원의 표지입니다.

 

 

○ 파견과 퇴장 : 강복을 한 다음 사제나 부제는 공식적으로 폐회 선언을 하면서 신자들을 파견합니다. 현행 「미사 경본」에는 다섯 가지의 다양한 파견사가 제시되어 있는데,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가서 그리스도의 평화를 나눕시다.”,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실천합시다.”,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주님을 찬미합시다.”하고 말합니다. 그 외에도 사제는 그날 미사나 환경에 따라 다른 파견사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아 이것은 4세기까지 소급되는 것이며 파견 선포로 사용되었던 옛날의 여러 전례와 비슷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구원활동을 통한 하느님과의 평화는 성찬례에서 오는 구원의 열매입니다. 자기 자신과의 평화, 그리고 사람들과의 평화는 하느님과의 화해에서 오는 아주 자연적인 결과입니다.

 

옛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우리는 주(예수)의 이름으로 갑니다.” 이 대답은 미사에서 무엇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하였다는 확증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우리가 대답하는 것 역시 좋은 의미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선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는 것도 적절한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손님들이 주인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는 좋은 관습과 같은 것입니다. 라틴어로는 “Ite, missa est.”(“미사가 끝났으니, 돌아가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이것으로써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성찬례로부터 개인적으로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협력하고 착한 행실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위해 협력하도록 파견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위임된 일을 자신의 처지에 따라 주님의 이름으로 실행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결심이요 약속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일상생활로 되돌아갑니다. 미사를 통해 힘을 얻은 모든 이들이 공동체적 사명 의식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사도로 파견됩니다. 사제의 파견 및 퇴장과 더불어 공적인 전례 집회는 모두 끝납니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미사 후에 공동 기도를 바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여기서 미사의 엄숙한 분위기를 해치는 요소들에 대해 부연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미사 중의 사진촬영은 가능한 한 삼가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감사 기도에서 예수의 말씀을 바칠 때는 모든 회중이 그 말씀에 경건히 귀를 기울여야 하므로, 이를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 밖에 미사에 지각하는 것, 쓸데없이 성당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 지나친 기침소리와 어린 아기들의 울음소리 등도 다른 사람들에게 분심을 갖게 하고 분위기를 해치므로, 서로 삼가야 할 것입니다.

 

거룩한 미사를 거행하는 성당 안이 장터처럼 시끄러워서야 되겠습니까? 아울러 주례자인 사제는 먼저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구원의 신비를 합당하게 미사를 거행해야 엄숙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회중이 경건한 마음으로 파스카 신비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월간빛, 2014년 11월호, 최창덕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부설 평신도신학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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