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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아기 예수의 성녀 소화 데레사 동정학자 대축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4 조회수6,090 추천수0

[전례돋보기] 아기 예수의 성녀 소화 데레사 동정학자 대축일 

 

사랑의 ‘작은 길’ 걸어온 선교 성인

 

 

10월 첫째날은 아기 예수의 마음으로 평생을 산 소화 데레사 대축일이다. 교회는 이날 작고 여린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봉헌한 데레사 성녀를 기린다. 여리고 병약한 육신이지만 그분께 대한 강렬한 사랑과 순종, 다른 영혼을 위한 보속,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한평생을 살았다. 일생을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춘 그 삶은 그분을 따르는 진정한 동행의 자세를 일깨워준다. 

 

 

도달키 힘든 어린 아이의 마음 평생 간직 

 

혹자는 그럴는지 모른다. 성녀 소화 데레사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수녀원(가르멜)에 들어가 울타리 안에서 조용히 살다 세상을 떴으니(24세)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살기가 쉬웠을 거라고. 그러나 10~20대의 나이가 어떤 때인가. 자신으로 꽉 차서 말끝마다 “내가 …”를 외치며 겸손, 순종을 망각하기 딱 좋은 나이다. 

 

그 폭풍 같은 시기를 데레사 성녀는 하느님을 향한 어린 아이 같은 마음으로 보냈다. 오늘 복음(마태오 18,1-5)에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던 “하늘 나라의 큰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 아닌, 그분을 향한 순정한 사랑으로 어린 아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린이는 어떤 존재인가. 부모를 향한 아이의 마음처럼 성녀는 하느님을 향해 순수한 친밀감, 충실성을 지켜나갔다. 

 

수줍음 많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혹독한 세심증을 겪었던 성녀는 수녀원에 입회하기 2년 전 성탄 전야 미사 직후 ‘완전한 회심’을 체험했다. 또한 회개를 거부하는 살인 죄수를 위해 간구해 그 죄수가 사형 직전 십자고상에 세 번 친구하는 놀라운 신비를 경험했다. 이후 성녀는 이교도들의 회심을 위해 기도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24세 젊은 나이로 선종할 때까지 온전한 기도생활, 타인을 향한 전구의 삶은 변함없이 지속되었다. 이는 ‘작은 길’이라는 성녀의 고유한 영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수녀원 입회 후 한 번도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선교 성인으로 추대된 것은 평생 이교도?타인을 위한 전구, 보속의 삶을 지켜온 그 정신 덕분이다. 

 

아기 예수, 어린 아이의 마음, 작은 길, 小花. 성녀를 기리는 이 모든 표현은 하나로 통한다. 결국 하느님을 향한 겸손하고 순수한 영혼, 태도를 의미한다. 그래서 성녀의 자서전은 세계 여러 곳에서 “폭풍과 같은 열광”(교황 비오 11세의 표현)을 불러일으켰고 사후 50년을 기다려야 하는 관례를 깨고 28년 만인 1925년 성녀로 시성되었다. 이때 교황 비오 11세는 데레사를 “성덕의 으뜸이며 기적의 천재”라고 불렀으며 4년 뒤 1929년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하였다.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교회는 “아무리 작은 희생이라도 선교사들을 위한 봉헌으로 받아들이며, 그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한 성녀의 삶, 비록 짧은 생애이지만 열정적인 성녀의 불꽃같은 신앙을 본받을 것을 결심”하며 축일 전례를 시작한다. 성녀는 한 번도 선교한 적이 없으며, 예비 신자를 가르친 적도 없지만 교회는 성녀 안에 깃든 ‘작은 희생’에 주목한다. 이는 우리도 그 삶을 따를 수 있음을 일러주는 격려이다. 

 

성녀의 삶을 따르는 길은 바로 ‘어린 아이의 마음’이다. 그래서 전례는 시종일관 어린이, 어린 아이의 마음을 강조한다.

 

 

<제1독서>는 “… 너희가 그 위로의 품에서 젖을 빨아 배부르리라 … 너희는 젖을 빨고 팔에 안겨 다니며, 무릎 위에서 귀염을 받으리라. 어머니가 제 자식을 위로하듯,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라…”(이사야 66,10-14ㄷ)라는 말씀을 통해 우리를 자식처럼 위로하시는 그분의 마음을 얘기한다. 독서 후 화답송 역시 “제 영혼은 마치 젖 뗀 아기, 어미 품에 안긴 아기 같사옵니다”라고 아기의 상태, 그 마음을 노래한다(시편 131,1.2.3). 

 

<제2독서>는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7,25-35)으로 사람들에게 세상일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을 걱정하라고 권고한다. 복음 환호송 역시 “아버지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라는 말씀으로 철부지, 아이의 마음을 다시금 일러준다(마태 11, 25). 

 

전례는 복음을 통해 절정에 달한다. 이날 마태오복음 18,1-5절은 신앙인의 마음 자세를 일깨워준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늘 나라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고 묻는 제자들의 지극히 세속적인 질문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단순한 듯 하지만 극한의 심오함을 보여준다. 

 

영성체송은 이런 예수님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 18,3). 

 

 

부모님께 순종하듯 오로지 주님께 의탁 

 

영성체 후 묵상은 오늘의 말씀과 축일을 맞은 데레사 성녀의 삶을 다시금 깊이있게 조명한다. ‘데레사 성녀는 수도원에 입회하여 짧은 생애로 선종했다. 하지만 아기 예수님께서 부모님께 충실히 순종하며 사신 것처럼 오로지 주님께 의탁하며 살았다. 주님 보시기에, 성녀는 언제나 어린이처럼 살았고, 어린이처럼 주님 앞에서 뛰놀았다. 고통을 주는 병마나 온갖 유혹도 성녀에게는 오히려 더더욱 주님께 의지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다. 우리도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데레사 성녀처럼 언제나 주님 안에서 단순하고 솔직한 어린이같이 살아야 할 것이다.’(영성체 후 묵상 내용) 

 

[참고자료]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매일미사」 2010년 10월호. 

 

[복음화를 위한 작은 외침, 2011년 10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정리 최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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