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미있는 전례] 금식재란? 금식 중에는 아무것도 먹으면 안 되나요? 금식의 사전적 의미는 치료나 종교, 또는 그 밖의 이유로 일정 기간 동안 음식을 먹지 못하게 금해짐, 또는 먹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금식은 밥을 굶는 것이다. 밥은 가끔 굶을 수 있다. 무척 화가 나거나 일을 하다 시간에 쫓길 때 혹은 먹을 게 없을 때 끼니를 거를 수 있는 데, 종교에서 말하는 금식이 그 경우와 같을 수는 없다. 금식은 배가 고파도 일부러 그 고통을 참아내기 위해 스스로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다. 금식재는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 의무적으로 하게 되어있는데, 아침은 먹지 않고 낮 한 끼는 충분히 먹은 다음, 저녁은 요기 정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만 18세부터 60세까지 건강한 신자들만 지킬 의무가 있다. 예전에는 이를 각각 대재(大齋, 금식재)와 소재(小齋, 금육재)라고 하였다. 초대교회에서는 엄격히 저녁 한 끼만 먹되 생선, 채소, 계란에 한하였다. 오늘날은 금식의 의미가 희생봉사의 정신을 많이 갖도록 하며 자신이 즐기는 것을 금하는 등, 우리를 위해 당하신 그리스도의 수난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기도하며 이웃을 위해 그 남은 것은 함께 나누는 것에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먹는 것은 자기 자신을 먼저 채우는 일이다. 사순시기에는 자기 자신만 알아 지었던 죄를 보속하는 기간이다. 그러므로 금식을 통해 내 자신을 채우는 행위를 잠시 멈추고 그 작은 배고픔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당하신 십자가의 수난을 조금이라도 느끼며 감사해하고, 또 그렇게 배고픔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을 느끼며 나 자신만 알고 살아왔던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웃에게 나의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마음을 키워나가야 한다. 또한 과식은 정신을 둔하게 만들기에 공복상태의 깨끗한 정신으로 그동안 하느님을 잊고 살았던 것을 되돌아보고 그분께 생각을 온전히 집중하는 게 금식이다. 금식을 하면 이웃의 배고픔 또한 나의 것처럼 절실하게 느낄 수 있기에,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것, 맛있고 재미있는 것만 찾으면서 가족을 속상하게 했던 것,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지 못했던 것을 깊이 뉘우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또한 하느님이 주신 사랑의 선물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지 못한 잘못을 부끄러워하며,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하지 못한 일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시간이다. 이처럼 사순시기의 금식은 우리를 위한 예수님의 아픔을 절실히 느껴 그분의 사랑에 감사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려고 다시금 결심하는 시간이다. 또한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기보다는 이웃의 아픔을 공감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붙드는 중요한 시간이다. 우리를 유혹하는 음식 때문에 그런 중요한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면 정말 안타깝지 않을까? [외침, 2016년 3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정리 임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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