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전례] (15) 미사 중 바치는 ‘주님의 기도’
영성체 전 신앙고백하며 준비하는 시간 세라 : 미사를 드리다보면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어떤 분들은 손을 벌리고, 어떤 분은 옆 분과 손을 잡고 바치기도 하던데 어떤 자세가 올바른 것인가요? 민이 : 저는 손을 합장하고 바치는 데, 손을 벌리고 하는 것이 더 괜찮아 보이기도 해서 따라하고 싶은 마음도 들던데…. 티모 : ‘주님의 기도’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함께 행하는 기도이지요. 그래서 더욱 통일된 자세가 필요한데, 교회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세를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미사에서의 기본적인 기도 자세인 합장을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세라 : 그렇다면 피정이나 소그룹 미사 때 가끔 주례하는 신부님이 함께 손을 잡고 하자던데, 그것도 괜찮나요? 티모 : 그런 경우 주례자의 의향에 따라 통일된 자세로 손을 잡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자신이 주례하는 모든 미사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죠. 피정이나 소그룹은 어느 정도 관계가 형성되었고 공감대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본당에서의 미사에서는 낯선 사람이 옆에 있는 경우도 많겠지요. 그리고 손에 땀이 많이 나거나 상처가 있을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손이 더럽다고 생각해 꺼려할 수 있어요. 주례자 개인이 선호한다고 모든 미사에서 손을 잡게 하는 것은 오히려 일부 신자들의 전례 참여를 어렵게 하는 위험이 있지요. 민이 : 신부님,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에는 ‘아멘’으로 마치는데, 미사 중 바치는 주님의 기도에서는 ‘아멘’을 하지 않더라고요. 왜 그런가요? 티모 : 미사 중 주님의 기도에는 악에서 구하고, 한평생 평화를 내려달라는 청원의 부속 기도가 따릅니다. 이 부속기도가 끝나면 공동체는 2세기의 교회 가르침에서 유래한 “주님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있나이다”라는 영광송을 바치기에 ‘아멘’을 할 필요가 없지요. 민이 : 아하! ‘아멘’ 대신 영광송으로 주님의 기도를 마무리하는 거군요. 세라 : 그런데 주님의 기도를 영성체 전에 바치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티모 : 주님의 기도가 미사에 들어온 것은 4세기경인데, 이때 교부들은 이 기도의 ‘일용할 양식’을 일상생활에 필요한 양식 외에 성체와 연결시키곤 했지요. 그리고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부분이 합당한 영성체를 위한 훌륭한 청원으로 생각하여 영성체 준비기도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민이 : 미사에 참례하며 늘 바쳐왔던 ‘주님의 기도’ 역할에 대해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네요. 앞으로는 이 의미를 기억하며 더욱 정성껏 바쳐야겠어요. [가톨릭신문, 2016년 4월 17일,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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