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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의 은사와 신앙인의 자세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5-15 조회수7,863 추천수0

[성령 강림 대축일 기획] 성령의 은사와 신앙인의 자세


주어진 은혜 감사하며 주님 뜻에 맞는 삶 살아야

 

 

- 콜레인 데 코테 작, ‘성령 강림’.

 

 

성령 강림 대축일에는 교회가 설립되고 선교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기념한다. 이는 2000년 전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사건이지만, 그저 지나간 역사의 한 자락에 그치지 않는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서 「제삼천년기」에서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모든 시대 모든 장소의 교회 안에 현존하게 하며, 그 계시를 각 개인의 영혼 안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다”고 가르쳤다. 

 

그렇다면 현대를 사는 신앙인들은 삶 속에서 얼마나 성령을 의식하며 지낼까? 또 어떻게 해야 이를 느낄 수 있을까? 성령 강림 대축일을 맞아 성령께서 주시는 은사와 이에 대한 신앙인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알아본다.

 

 

성령의 은사는?

 

「교회 헌장」(Lumen Gentium) 12항은 “성령께서… 모든 계층의 신자들에게 특은을 나눠 주심으로써 교회의 쇄신과 보다 폭넓은 건설을 위하여 유익한 여러 가지 활동과 직무를 맡기기에 적합하도록 그들을 준비 시키신다”고 가르친다.

 

이처럼 성령의 은사는 모든 신자들에게 무상으로 주어지는, 교회와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봉사하도록 주어지는 은혜이다. 은사를 뜻하는 대표적인 용어인 희랍어 ‘카리스마’는 무상의 은총을 뜻하는 희랍어 ‘카리스’에서 파생됐다. 그러므로 성령의 은사는 인간의 힘과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자비와 사랑에서 오는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은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기만 하면 성인이나 성덕이 뛰어난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은사는 교회 쇄신과 건설에 필요한 여러 가지 봉사를 하기에 적합하도록 신자들을 준비시킨다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르친다.

 

결국 성령의 은사는 신자들을 신앙의 체험으로 인도해서 활력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하며 기쁘게 봉사를 하도록 돕고, 궁극적으로는 가정과 단체, 교회를 변화시키고 복음이 널리 전파되도록 한다.

 

특별히 신앙인들은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을 체험할 수 있다. 성령께서는 세례성사로 우리를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일치시킴으로써 하느님 자녀로 태어나게 한다. 또 견진성사를 통해 우리를 영적으로 성장시키며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분을 공적으로 드러내면서 신앙을 고백하고 증거하도록 한다. 견진성사의 효과인 용기의 선물 또한 신앙을 용감하게 증거하며 순교까지도 불사하는 용맹을 주는 은혜다(사도 1,8.5,32 / 요한 15,26-27 참조).

 

아울러 성령의 은사는 개인의 성화를 위해 주어지는 은사인 ‘성령 칠은’과 이웃을 위한 ‘봉사 은사’로 파악할 수도 있다. 성령 칠은은 이사야서 11장 2~3절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초대 교부들은 성령 칠은을 성령의 일반적인 은혜나 바오로 사도가 언급한 은사와 구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칠은 중 ‘지혜’(sapientia·슬기) ‘이해’(intellectus·깨달음 또는 통달) ‘의견’(consilium) ‘지식’(scientia·앎)의 은혜는 신앙을 성숙시키고 덕을 쌓도록 인간의 지성을 준비시킨다.  그리고 ‘용기’(fortitudo·굳셈) ‘효경’(pietas·받듦 또는 공경) ‘두려워함’(timor·경외)의 은혜는 의지를 굳세게 해준다. 이 칠은은 대신덕(對神德 또는 향주삼덕)과 윤리덕(倫理德 또는 사추덕)을 닦도록 도와준다.

 

 

신앙인의 자세는?

 

사도들은 성령 강림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만백성에게 선포하기 시작했고, 교회는 이를 이어받아서 세상 끝까지 복음을 선포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활동은 성령께서 주신 능력과 힘으로부터 근원한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내며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해 성령을 체험한 신앙인들은 그에 맞갖게 그분의 활동에 귀 기울이고 있는지, 그 은혜를 제대로 삶 속에서 느끼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또 갈라티아서 5장 22절은 성령의 열매를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온유, 절제라고 밝힌다. ‘일상 안에서 성령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아닐 수 없다.

 

[가톨릭신문, 2016년 5월 15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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