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funfun) 전례] (25) 한국교회 특징적 전례주년은?
김대건 신부 등 순교자 대축일 미사가 대표적 세라 : 신부님, ‘남북통일 기원미사’를 다른 나라에서도 봉헌하나요? 분단된 우리나라에서만 봉헌할 수 있는 미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티모 : 예리하신 세라 자매님! 그래요. 지역교회마다 기념하는 날들이 조금씩 다르지요. 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의 구원사건을 일 년이라는 시간 안에서 ‘전례주년’에 따라 살아가는데요. 보편교회 전체가 함께 지내는 보편 전례력이 있고, 각 개별교회나 수도 가족들이 자신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성인이나 기념일 등에 따라 사도좌로부터 승인 받는 고유 전례력을 작성할 수도 있어요. 민이 : 그럼 한국교회는 어떤 날들을 다르게 지내는가요? 티모 : 대표적인 경우가 7월 5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그리고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이 있겠죠. 또 명절과 연관된 축일로 ‘설’과 ‘추석’ 미사가 있으며 아까 언급한 ‘남북통일 기원미사’를 꼽을 수 있겠죠.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이라는 민족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고유 전례력의 한 부분이랍니다. 세라 : 그 이외에도 보편 전례력과 다른 축일이 있나요? 티모 : 두 분의 선교 수호성인인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0월 1일)와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12월 3일)의 기념일을 보편 전례력에서는 기념일로 지내는데요. 한국교회를 비롯한 선교지역에서는 이날을 대축일로 지냈지요. 한국교회가 선교지로 분류돼 있어서 그런 거죠. 민이 : 새로 한국어 미사경본이 나온다고 하던데, 새 미사경본에서는 어떤가요? 티모 : 새로운 로마미사경본이 나온다면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우선 ‘한 성인에 대해서는 한 축일만 지낸다’는 원칙에 따라 7월 5일 성 김대건 사제 대축일은 기념일로 지내면서 9월 20일 순교자 대축일만 유지될 수 있겠습니다. 또 두 분의 선교 수호성인 대축일도 보편 전례력에 따라 본래 자리인 기념일로 돌아갈 것 같아요. 이것은 전례주년에서 성인 공경보다 더 중요한 ‘예수 그리스도 구원사건의 기억’이라는 부분을 회복하는 과정이라 하겠지요. [가톨릭신문, 2016년 6월 26일,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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