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교회 상식] 미사보(미사수건) 미사 시간이 되면 자매님들은 머리에 미사보를 씁니다. 새하얀 미사보를 쓰고 있는 자매님들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미사보는 미사를 비롯한 교회 예식에서 여성신자들이 머리에 쓰는 수건을 말합니다. 이는 초대 교회부터 전해 오는 관습으로 세례성사를 통해 얻게 된 부활의 새 생명을 상징합니다. 또한 화려하게 치장한 머리를 가려 정숙함과 겸손함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여성신자들이 미사보를 쓰게 된 것은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서 그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든 남자의 머리는 그리스도이시고 아내의 머리는 남편이며 그리스도의 머리는 하느님이시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기를 바랍니다. 어떠한 남자든지 머리에 무엇을 쓰고 기도하거나 예언하면 자기의 머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떠한 여자든지 머리를 가리지 않고 기도하거나 예언하면 자기의 머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여자는 머리가 깎인 여자와 똑같습니다.”(1코린 11,3-5) 당시 유대인들 사이에서는 공적인 모임에 참석할 때 머리를 가리는 관습이 있었는데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관습을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한 것입니다. 3세기경부터는 주교님들이 동정녀들에게 그리스도와 맺어진 영성적인 혼인의 의미로 베일을 축성하여 나누어 주었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 수녀님들이 쓰고 계신 베일입니다. 그리고 일반신자들도 소박한 생활과 정숙한 몸가짐의 표현으로 미사전례 때 미사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법이나 전례규정 어디에도 미사에 참례하는 여성은 반드시 미사보를 써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그 속에 담겨진 의미를 잘 이해한다면 의무는 아니라 할지라도 좋은 전통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외국교회에서는 대부분 미사보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교회에서는 여성신자들에게 성체를 영할 때만큼이라도 가급적 미사보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례성사 때 회개와 용서, 속죄의 의미로 대모는 대녀에게 미사보를 씌워줍니다. 이런 관례에 따라 미사보는 세례성사를 받아야만 쓸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세례를 받지 않은 예비신자들도 쓸 수 있으며, 미사보라고 해서 미사 시간에만 쓰는 것이 아니라 성체조배 등 기도를 드릴 때도 언제든 사용할 수있습니다. [2016년 10월 16일 연중 제29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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