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미사 참여와 전례 활성화를 위한 나눔] 구원의 보증인 성사(聖事) 영화나 드라마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자주 접합니다. 어린 주인공은 예쁘고 똑똑하지만, 그의 삶은 콩쥐처럼 힘들고 어려운 상황의 연속입니다. 고된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며 성실하게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더 힘들어집니다. 주인공이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때쯤,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 헤매는 어느 기업의 회장님을 만납니다. 우리는 이 아이가 회장님의 딸이라는 것을 알지만, 회장님은 미처 발견하지 못합니다. 결국 아이를 찾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려 마지막으로 자신의 시중을 들던 아이와 인사를 하려고 돌아설 때, 회장님은 이 아이가 그토록 찾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아챕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렇다면 말입니다. 어떻게 회장님은 이 아이가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까요? 어떻게 이 아이는 회장님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까요?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중요한 소품이 등장합니다. 반으로 쪼개진 펜던트. 아이와 회장님이 각자 소중히 지니고 있던 펜던트를 서로 대보니 완벽하게 하나가 됩니다. 헤어질 때, 회장님과 아이가 나누어 지녔던 펜던트는 두 사람이 아버지와 딸이라는 보증이며 징표입니다. 그 징표를 통해 회장님은 아이를 만나게 되었고, 아이도 아버지를 만나게 됩니다. 아버지와 아이가 만나게 되었듯이, 예수님은 우리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만날 수 있게 징표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 징표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이고, 하느님이 우리의 아버지임을 보증해 줍니다. 예수님이 직접 마련해 준 징표들을 교회는 “거룩한 표징”, “감각적인 표징”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이러한 징표들로 이루어진 교회의 행위를 우리는 “성사(聖事 Sacramentum)”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이 교회 안에 전해 주신 표징들은 다양합니다. “빵과 포도주, 세례수, 성령을 상징하는 도유”(YOUCAT 181항), “성호경과 다양한 전례동작, 빛과 불꽃, 기름과 재” 등 우리는 교회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표징들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표징들은 주님이 우리 가운데 현존해 계시고, 우리 삶 안에서 활동하고 계심을 드러냅니다. 전례 안에서 거행되는 이러한 성사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며, 일상 생활 안에서 신앙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줍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은총인 성사이며, 이것이 바로 구원의 보증인 성사입니다. [2017년 3월 19일 사순 제3주일 수원주보 3면, 김일권 요한사도 신부(갈곶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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