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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궁금해요 전례9: 묵주기도 끊어서 바쳐도 되나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10-07 조회수7,771 추천수1

궁금해요 전례 (9) 묵주기도 끊어서 바쳐도 되나요?

 

 

묵주기도의 형식에 대한 질문이네요.

 

묵주기도는 라틴어로 로사리오(Rosario, Rosarium)라고 부릅니다. 묵주기도는 묵주를 사용하여 각 단마다 예수님 생애의 중요한 사건들을 묵상하면서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기도를 말합니다.

 

이 형식은 교황 비오 5세 때인 1569년에 공식적으로 정해졌습니다. 즉 환희의 신비 5단, 고통의 신비 5단, 영광의 신비 5단, 모두 15단으로 정하고 각 단은 주님의 기도 1번과 성모송 10번, 영광송 1번으로 기도하도록 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2002년 10월 16일 교서를 통해 세 가지 신비 외에 예수님의 공생활에서 다섯 가지의 중요한 순간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를 새로 넣도록 했는데요, 묵주기도는 단순하고 반복되는 기도이지만 ‘복음서 전체의 요약’이라고 말하셨을 정도로 중요하고 의미 깊은 기도입니다.

 

이 묵주기도 방식의 부리는 본래 사막의 은수자들이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시편 50편, 100편 또는 150편)를 바친 데서(성무일도의 기원)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수도자들이 기도하며 예수님의 탄생, 예수님의 수난, 그리고 성모 마리아의 구원협력에 대한 신비를 구체적으로 나누어 묵상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형식들이 갖춰졌습니다. 12세기 이후에는 많은 이들이 삼종기도를 바치기 시작하면서 마리아 신심이 깊어지자 신자들은 주님의 기도 대신에 성모송을 50번 혹은 150번 나눠서 바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묵주기도를 자주 바쳐야 하고, 일반 신자분들도 묵주(묵주반지)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기도를 자주 합니다. 그런데 일상에서 묵주기도를 바치다가 보면 5단을 모두 바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를 받는다거나, 버스 안에서, 혹은 길을 걸으면서도 언제든지 바칠 수 있는 일상의 기도이기 때문에 반대로 돌발 상황도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차마 다 바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묵주기도를 잠깐 멈추었다가 다시금 이어서 나누어 바칠 수 있겠습니다. 또한 9일기도와 40일기도 같은 지향을 가지고 하는 경우라면 하루를 거르게 될 경우 다음날 2일분을 바쳐도 됩니다. 굳이 처음부터 다시 하셔야만 하느님이 그 기도를 인정하시고 좋아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나의 정성과 불안한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마음가짐이 있다면 처음부터 하시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묵주기도보다, 지향기도의 날짜 일수보다 더 중요한 사항이 있는데요, 그것은 교회의 공식적인 전례(미사와 준성사)와 일곱성사에도 더욱 온전한 정성과 지향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묵주기도와 지향기도의 연결선상에서 완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묵주기도 9일기도를 바치더라도 성당에 와서 미사와 성사를 통해 그 지향을 한 번 더 기도하면 주님의 은총을 온전히, 그리고 더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2017년 10월 8일 연중 제27주일 빛고을 4면, 한분도 베네딕토 신부(교포사목, 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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