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야생화 같은 주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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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대 | 작성일2011-03-12 | 조회수426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복자(福者) 헨리 수소는 쾰른에서 유명한 도미니크 수사인 마이스터 엑카르트(Meister Eckhart)밑에서 신학을 공부했지만 엑카르트는 그에게는 스승 이상의 존재였다.
그의 실제 이름은 폰 베르그였으나, 그의 어머니가 너무나 뛰어났기 때문에 수소라는 별명이 더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울 때면 엑카르트에게 찾아가서 마음의 평화를 얻곤 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13세 때에 그가 태어난 콘스타스(Constance)에 있는 도미니크 수도원에 들어갔고, 서원한 후에 쾰른으로 가서 수학하였다. 그는 ‘영원한 지혜’의 종이 되었고, 놀라운 현시를 보았으며, 예수를 특히 공경하고, 천주의 모친께 남다른 신심을 지녔기에 가끔 ‘신비가’란 소리를 들으며 생활하였다. 그 후 그는 원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매우 아름다운 신심서적을 저술하였는데, 『영원한 지혜서』가 가장 유명하다.
이 책에서는 수소 자신을 ‘제자’라고 하고 하느님을 ‘영원한 진리’로 하여 대화형식으로 써나가고 있는데 주제는 에고의 죽음이다.
“제자; 주님, 진정한 ‘내려놓음(detachment)’은 무엇입니까?
진리; ‘자신(oneself)’과 ‘떠남(leave)’이라는 말을 깊이 생각해보아라.
이 두 말을 제대로 고찰하여 이 두 말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면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 먼저 ‘자신 즉 나’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아라.
자아는 다섯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첫 번째로 자아는 돌멩이처럼 존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식물처럼 자란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동물처럼 감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모든 다른 인간처럼 똑 같은 인간본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각자 고유한 자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들고 행복을 뺏어가는 것은 어떤 자아인가?
바로 마지막 자아이다. 사람들은 내면으로 들어 갈 때 이 마지막 자아 때문에 바깥으로 뛰쳐나가기도 하고 하느님과 멀어지게 되기도 하고 이 자아 속으로 숨어버리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자아는 상황에 따라 적응하게 된다. 그러나 눈이 멀어있기 때문에 하느님을 본 받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것이 자아가 가는 방향이며 결국 죄를 많이 짓게 만드는 것이다.
제자; 진리시여 찬양 받으소서! 사랑하는 주님, 모든 것을 놓아버려 마냥 행복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런 자아가 남아 있는지 말씀해주십시오.
진리; 착하고 충실한 종은 주님의 기쁨에 초대되어 하느님의 집에서 마음껏 마시고 취하게 되는 것은 확실하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술 취한 사람에게 일어났던 일이 그에게도 일어나 자아를 잊어버렸기에 그에게는 자아가 없으며 완전히 자아를 없애게 됨으로써 하느님께 완전히 빠져 많은 양의 포도주에 작은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처럼 하느님 안에서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린다.
한 방울의 물이 자신을 잃고 포도주의 맛과 색깔에 동화되는 것처럼 하느님의 축복에 완전히 빠져든 사람은 욕망을 잃어버리고 자아를 밀어내고 완전히 신성한 뜻에 빠져들게 된다. 그렇지 않고 완전히 내려 놓지 못해 자아가 남아 있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의 모든 것이 되신다는 성경 말씀을 믿지 않게 된다.
확실하게 내려 놓은 사람은 하느님과 다른 모습, 다른 광채, 다른 권능을 갖게 된다.
이 모든 것은 자아를 완전히 버린 결과이다.”
<야생화 같은 주님>
헨리수소(Henry Suso, 1300-1366)
주님! 이 시간
감사와 찬양으로 온전한 미사를 드리게 해주소서. 도시문명에 오염되고 일상생활에 찌들은 저희의 몸과 마음입니다. 여기 하느님이 만드신 자연을 보면서 주님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주님의 풋풋한 향기를 맡게 하소서. 주님! 주님은 야생화를 닮으셨습니다. 저희 생각에 가장 그럴 법하지 않은 곳에 주님은 나타나시니 말입니다. 주님의 은총의 밝음은 야생화의 색깔처럼 저희를 아찔하게 만듭니다. 주님을 소유하고 싶어, 손을 뻗어 꺾으려 하면 주님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립니다. 발로 밟거나 걷어차 없애버리려 하면 주님은 어느새 다시 나타나십니다. 하오니 주님, 주님을 잘못 대한 저희의 모든 죄를 용서하소서. 인공의 아름다움에 마음 뺏기지 말고 주님의 아름다움을 보고 즐기게 하소서. 주님을 소유할 생각도 말게 하시고, 오히려 주님이 저희를 소유하게 하소서. 특별한 곳에서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주님을 기대하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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