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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독서묵상) 어떤 칭송으로도 충분치 않은 하느님 사랑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17 조회수584 추천수12 반대(0) 신고

 

 어떤 칭송으로도 충분치 않은 하느님 사랑

(에스테르4,17(12).17(14)-17(16).17(23)-17(25))


        “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 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누가 나를 다 안다고 하면 어떤 마음이 드시겠습니까?
        나를 다 알고 있는 그분이 고맙겠습니까,
        아니면 그분이 거북하겠습니까?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고,
        내가 어떤 상태이냐에 따라서도 다를 것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안다면 너무도 고마울 것입니다.
        내가 어려울 때

        나를 알아주면 너무도 고마울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나를 안다면

        무척 부담스러울 것입니다.
        내가 죄를 지었을 때

        나는 네가 어제 한 일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이면
        너무도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나를 샅샅이 아신다고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하느님은 나를 미워할 리 없으시니
        내가 죄를 짓지 않았다면

        아무런 부담이 없을 것입니다.
        그것 뿐 아닙니다.
        내가 지금 너무도 어려움 가운데 있고,
        아무도 이해해주는 이 없고,

        아무도 도와줄 이도 없다면
        부담이 없을 뿐 아니라 너무도 고마울 것입니다.

        어디에도 얘기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참으로 많습니다.
        남편에게 얘기할 수 없고,

        친구에게도 얘기할 수도 없습니다.
        부모라도 계시면 얘기할 텐데 부모마저 안 계십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많은데 찾아갈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찾아갈 곳이 없으면
        저 같이 인정머리 없는 사람에게도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며칠 전에도 그런 자매님 한 분을 만났는데,
        전혀 알지 못하는 저에게

        당신의 딱한 사정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의 말과 그분의 울음은
        속의 것을 다 속 시원히 드러내 놓는다기보다는
        천근 돌덩어리로 눌러놓았는데도 도저히 눌러지지 않는,
        그래서 물이 돌 틈을 비집고 졸졸 나오듯
        그렇게 천근 돌 마음을 비집고 나오는

        그런 말이고 울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의 말을 들어주는 것 외에
        아무 것도 그분에게 줄 수 없었습니다.
        혹 위로를 조금이라도 드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줄 수 없는 사람이고,
        그래서 줄 줄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종종 발을 줄만 알고

        줄 줄 모르는 사람 흉을 보는데
        남의 흉을 볼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줄 것이 있고, 줄 수 있어야 줄 줄 아는 것인데
        우리는 오히려 받아야 하기에

        받을 줄만 알고 줄 줄 모릅니다.

        이런 우리인데도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그래도 부모는 자기 자녀에게 줄 줄 안다고 하시며
        그런 부모보다 당신은 더 줄 줄 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은 우리의 어려움을 잘 아실뿐 아니라
        줄 줄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사실은 하느님은

        줄 줄 아신다는 표현 자체가 불경스럽지요.
        만일 여러분의 자녀가

        “우리의 어머니는 먹을 것이 있으면
        우리부터 먼저 주시고 그 다음에 남으면 드신다.”고 하면
        그것이 여러분의 자식 사랑에 대한

        충분한 칭송이 되겠습니까?
        생명까지 주실 여러분이 먹을 것만 주시겠습니까?

        그러니 하느님은 줄 줄 아신다는 표현은
        우리가 이루 다 알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좋은 것을 주시는 하느님께 대한 표현으로서
        얼마나 불충분할 뿐 아니라 불경스럽습니까?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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