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 성인에 관하여 성경에 언급된 것은 아주 적다. 마태오 복음 1-2장과 루카 복음 1-2장에만 그의 행적이 나왔을 뿐이다. 약혼자 마리아가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한 사실을 알았을 때, 그의 꿈에 나타난 가브리엘 천사의 명에 따라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고,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조력자가 된다. 1870년 12월 8일 비오 9세 교황은 요셉 성인을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고, 1955년 비오 12세 교황은 5월 1일을 ‘노동자들의 수호자 성 요셉 축일’로 제정하였다.
<복음>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6.18-21.24ㄱ<또는 루카 2,41-51ㄱ>
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는데,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
1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20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기도할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한 인간으로서 체험하신 아버지 모습이 바로 ‘요셉’이었습니다. 그대로 표현하면, 하느님께서 요셉을 통하여 당신의 아버지상(像)을 드러내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셉은 우리 모든 아버지의 모범일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은 한 인간으로서 겪어야 하는 배신감과 온갖 번뇌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길길이 뛰며 억울해하지도 않고, 당시의 엄격한 형벌의 잣대를 들이대지도 않습니다. 약혼자 마리아가 임신했다면 그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조용히 파혼하기로 마음먹었을 뿐입니다.
바로 그때, 요셉은 천사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하는 꿈을 꿉니다. 그 희미한 꿈 하나 믿고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오로지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마리아에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상대방을 대할 때 상처 받지 않게 해 주고 배려하는 것,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믿고 그 사랑을 놓치지 않는 것, 그래서 어떤 불이익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운명을 기꺼이 떠안는 것, 이것이 요셉 성인의 모습입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가 자신의 인격으로 드러내야 할 하느님의 아버지상입니다. 모든 남성은 요셉 성인의 이런 모범을 배워야 합니다.
묵상 글;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서울대교구 제기동 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