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비는 아버지와 어머니 품에 있는 따뜻한 사랑이며 듬직한 관용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부르셨습니다. “너 어디 있느냐 ?”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어설프게 두렁이로 가린 사람한테 가죽 옷을 해 입히십니다. 그리하여 아버지 하느님은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창세 3, 9-21)
창세기 3장은 창조주 하느님을 자비로우신 아버지, 해지지 않는 옷을 챙겨주시는 사랑의 어머니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당신을 피하는 사람들한테 화를 내거나 책망하시기보다 부르고 찾으시는 분, 곧 자비로우신 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자비는 관용을 그림자처럼 데리고 다닙니다. 그러한 관용은 상처 난 나의 마음과 너의 마음을 아물게 하고,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화해와 용서를 가져옵니다. 원조는 부끄러워 두렁이를 해 입고 하느님이 보이지 않는 숲으로 숨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불러내시어 차가워진 그들 마음에 따뜻한 자비를 보여주십니다. 그리하여 진흙으로 빚어진 사람한테 당신의 숨과 더불어 자비를 담아주십니다.
이제 자비는 진흙과 하느님의 숨과 더불어 사람을 이루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비로워질수록 더 사람다워집니다. 사람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 사람답지 않고 자비를 간직함으로써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사람으로 완성된다 하겠습니다.
윤인규 신부(대전교구 버드내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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