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꽃이 아름다와서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3 조회수405 추천수7 반대(0) 신고
봄이 한창이다.
 
꽃들은 온 몸으로 아름답게 피어나고 추운 겨우내 죽은 것만 같던 앙상한 마른 가지 사이로 꽃싹이 나오고 잎싹이 나와 하루가 다르게 꽃이 피어 나고 초록을 이루어 간다.
 
길가 언덕에서는 갖가지 들꽃들도 제 모양을 자랑한다.
 
어느 글에서 그랬다. 정확한 문구는 생각나지 않지만 꽃들은 자랑하려고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싹을 품고 꽃을 피우고 꽃잎을 떨어 뜨리고 잎으로 남아 있는 그 일련의 과정이 살아 있음이라는 맥락의 글이었다.
 
사람은 꽃과 달리 자랑하고픈 마음이 많다.
 
내 꽃이 이쁜지 아님 너의 꽃이 더 이쁜지 비교하는 마음도 많다. 그러면서 말과 글 즉 언어라는 불완전한 도구로 인해 오류에 빠지기도 하는 것 같다.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고 꽃이 피어 오르나 우리 사람은 꽃처럼 혹은 나무처럼 그 섭리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태초에 우리들 꽃이 가졌던 하느님을 사랑하고 무한한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존재함 자체가 내가 이 곳에 살아 있는 이유일진대 나의 이런 마음 때문에 꽃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이 세상에 더 많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꽃은 자랑하지 않고
꽃은 비교하지 않으며
꽃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리지 않고
꽃은 살아있음 그 자체가 축복이며
살고 죽고 혹은 피고 지는 전 과정의 중심이 하느님이신 사람 꽃들이 봄이 한창이라 지천으로 피어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꽃들보다 수 만배 아름답다.
 
해맑게 방긋이 웃으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람꽃들을 볼 수 있는 오늘도 축복이다. 나 홀로 꽃이고 싶은 마음은 모두 접어 두고 사랑하는 너와 함께 작은 꽃, 큰 꽃, 이름 있는 꽃 혹은 이름이 없는 꽃, 꽃이 아닌 잎, 갈대같은 마른 잎 혹은 나무가 되더라도 주님 정원 한켠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면 에덴은 먼 곳이 아닐 것이다. 바로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자리…
 
 
 
오랜만에 인사 드리고 갑니다. 사순시기 동안에는 글을 쓰지 않으려 마음도 먹었었는데 아름다운 봄이 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를 않습니다. 아름다운 봄이 금방 여름이 되어 버리는 이 곳이기에 봄을 붙잡아 두고픈 욕심을 부려 보았습니다. 너무 아름다와 눈물이 나올 그런 봄입니다.고통을 뚫고 나오는 꽃들과 푸른 잎들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은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아침 이 시간 주님의 고통과 성모님의 마음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봄, 부활의 희망도 놓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뜻깊은 사순시기 되시길 기도 드립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좋은 날 되세요.
 
로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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