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자와 라자로 - 송영진 모세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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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3-24 | 조회수778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사순 제2주간 목요일>(2011. 3. 24. 목)(루카 16,19-31)
<부자와 라자로> 3월 24일의 복음 말씀은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입니다. 부자는 모든 것을 갖추고 살았지만 그의 삶에 없는 것이 딱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하느님이었습니다. 부자가 죽어서 지옥에 간 것으로 되어 있는데, 우리는 지옥이 어떤 곳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알 수 있습니다. 지옥이라는 곳에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은 안 계신다는 것입니다. 살아 있을 때에는 하느님 없이도 잘 살 수 있더라도, 일단 지옥에 가면 하느님이 없다는 그 한 가지가 가장 큰 고통이 될 것입니다. 마치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길 속에서 태워지는 것 같은 고통. 라자로는 지상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인생을 살았지만 그에게는 딱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하느님입니다. 그 자신의 의지로 하느님에게만 의지했든,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그렇게 했든 간에, 그는 하느님만 믿고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죽어서 천국에 간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천국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천국이라는 곳은 다른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 곳. 그 한 가지만으로도 모든 것이 다 충족된다는 것입니다. 복음 말씀의 내용을 보면 부자가 특별히 악한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라자로가 자기 집 대문 앞에서 구걸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라자로의 이름도 알고 있었습니다. 오다가다 가끔씩 먹을 것도 준 것 같습니다. 또 자기 형제들의 운명을 걱정할 정도의 ‘착함’도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부자에게 그가 지옥에 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다.” 무슨 죄를 지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모든 좋은 것들을 다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삶에 하느님만 없었습니다. 부자여서 지옥에 간 것은 아니고, 라자로에게 나쁜 짓을 한 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그의 죄를 지적한다면, ‘아무것도 안 한 죄’입니다. ‘날마다 즐겁고 호화스럽게’ 살았던 것이 죄는 아닌데,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안 한 죄가 있습니다. 그러니 지옥에 가서 뭔가를 요구할 권리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라자로가 특별히 선행을 한 것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처지에서, 그런 몸으로 할 수 있는 선행은 없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라자로가 천국에 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에...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자기 탓이 아닌데도 온갖 불행을 겪었던 그 불공평함을 보상받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천국에 가기 위해서 일부러 라자로처럼 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부자처럼 살지는 말아야 합니다.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악하다는 뜻이 아니라, 복음 말씀에 나오는 부자처럼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상에서 하느님 없이 살면, 죽어서 하느님 없는 곳으로 간다는 것, 그것이 복음 말씀의 핵심 교훈입니다. 구약성경 ‘코헬렛’에 이런 경고가 나옵니다. “네 마음이 원하는 길을 걷고 네 눈이 이끄는 대로 가거라. 다만 이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께서 너를 심판으로 부르심을 알아라. ... 젊음도 청춘도 허무일 뿐이다(코헬 11,9-10).” 하느님의 심판을 의식한다면 가고 싶다고 함부로 가지 말고, 하고 싶다고 함부로 하지 말라는 경고로 생각됩니다. 또 지금 라자로와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하더라도 절망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죽어서 천당에 간다고 해도 살아 있는 동안 죽을 고생만 하다가 죽는 것은 너무 억울한 일이다.” 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자 집 대문 앞에 서 있을 때, 시선을 부자의 집안에만 두지 말고, 또 다른 라자로를 바라보아야 하고, 하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종교라는 것이, 또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죽어서 천당 가는 것만이 유일한 목표는 아닙니다. 하느님이 계신 그곳, 사랑이 있는 그곳이 바로 천국입니다. 천국에 가기를 바란다면 자기가 서 있는 그곳을 천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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