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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9일 야곱의 우물- 마태18,21-35 묵상/ 용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29 조회수424 추천수4 반대(0) 신고
용서

21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 하고 물었다. 22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23그러므로 하늘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24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25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26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7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28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29그의 동료는 엎드려서, ‘제발 참아주게. 내가 갚겠네.’ 하고 청하였다. 30그러나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 31동료들이 그렇게 벌어진 일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죄다 일렀다.
 
32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33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 34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35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 용서는 모든 것을 본래의 자리로 돌려놓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시작하신 ‘맨 처음의 모습’ 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한 처음’ 으로 돌아감으로써 너와 나의 의미와 관계를 하느님 손바닥 위에 놓는 것입니다.
 
용서는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선행이 아닙니다. 용서를 미루거나 외면하면 분노를 증폭시키고 독심을 품게 해 결국 영혼을 파멸로 빠지게 합니다. 용서는 분노와 고통으로 가득 찬 마음을 쏟아버려 차안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빈 배로 만드는 것입니다. 용서는 나의 눈을 하느님의 눈으로, 내 마음을 하느님의 마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분노에 찬 마음을 쏟아버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용서를 배우는 과정에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받는 법을 배웁니다.
 
하느님께서 낙원에서 죄지은 원조를 무시해 버리지 않고 그들을 불러 대화하심으로써, 그들한테 용서받는 법을 가르치신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용서는 분노를 떨쳐버리는 것이 아니라 분노하는 감정과 대화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과 하느님과 이웃과 대화하는 법을 익히면 나의 더 깊은 곳까지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하느님의 자비를 보게 합니다. 그리하여 억누르기 힘들었던 원수에 대한 분노가 연기처럼 하느님 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윤인규 신부(대전교구 버드내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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