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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은 율법의 완성" - 3.3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3-30 조회수379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1.3.30 사순 제3주간 수요일

신명4,1.5-9 마태5,17-19

 

 

 

 

 

"사랑은 율법의 완성"

 

 

제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평생학인(平生學人)입니다.

평생 죽을 때까지 사랑을 배워야 하는,

죽어야 졸업인 평생학인이라는 말입니다.

어제 켈트 성인 전을 읽다가

오늘 복음과 관련되어

아이단 성인에 대한 다음 묘사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아이단은 모범으로 가르쳤다(Aidan taught by Example)”

 

강조하기 위한 까닭인지

‘모범(Example)’의 영어 첫 자가 대문자로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배운다 합니다.

삶의 모범보다 더 좋은 가르침은 없습니다.

예나 이제나 배움 중에 있는 학인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는

이런 모범으로 가르치는 삶의 스승입니다.

그레고리오 대 교황의 베네딕도 전기에 나오는 다음 대목도 생각납니다.

 

“그분은 수도승들을 위한 규칙서를

  탁월한 분별력과 명쾌한 문체로 저술하셨다.

  … 실상 성인께서는 당신이 사신 것과는 다른 어떤 것도

  도무지 가르칠 수 없는 분이셨기 때문이다.”

 

성인은 친히 사신 체험을 기초로 하여

규칙서를 저술하셨고

사신 것만을 가르치셨습니다.

규칙에도 이런 성인의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아빠스는 모든 좋은 것과 거룩한 것을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다.

  또 자기가 제자들에게 부당하다고 가르친바는

  무엇이거나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자기의 행동으로 가르칠 것이다.”

 

아빠스는 수도승들을 행동으로 가르치는 삶의 스승으로,

또 ‘살아있는 복음서’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20세기 성녀로 일컫는 ‘도로시 데이’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증인이 된다는 것은 선전 선동에 참여하는 데 있지 않고,

  심지어 사람들을 선동하는 데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살아있는 신비’가 되는 데 있습니다.

  하느님이 실존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삶이 의미를 갖지 못하리라는 태도로 살아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말없는 모범으로,

행동으로 가르치는 이들이

참으로 ‘살아있는 신비’로서의 증인입니다.

이런 ‘살아있는 신비’의 모범이 바로 1독서의 모세입니다.

새벽 성무일도 탈출기 독서 중

주님과 대화하는 모세의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주님께서는 마치 친구끼리 말을 주고받듯이

  얼굴을 마주대시고 모세와 말씀을 나누셨다.”

 

주님과 친밀한 대화의 기도 중에

그대로 주님을 보고 닮아 ‘살아있는 신비’가 된 모세요,

이런 모세를 당신의 종으로 삼으신 주님이십니다.

이어 모세는 직접 주님께 받은 가르침을 이스라엘 백성들에 전하며

두 눈으로 보고 배운 것들을 평생 잊지 말고 살라고 신신당부합니다.

 

“너희는 오로지 조심하고 단단히 정신을 차려,

  너희가 두 눈으로 본 것들을 잊지 않도록 하여라.

  그것들이 평생 너희 마음에서 떠나지 않게 하여라.

  또한 자자손손에게 그것들을 알려주어라.”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매일의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보고 들은 것을 잊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

매일 주님의 학인들인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주님의 가르침을 하나로 요약하면 사랑입니다.

주님은 ‘사랑의 신비’ 그 자체입니다.

다음 주님의 고백이 이를 입증합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예수님의 삶 자체가 하느님 사랑의 화신이자 율법의 완성입니다.

사람 눈에 큰 계명, 작은 계명이지

하느님 눈에 크고 작은 계명이 없고 사랑의 계명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모세가 십계명을 전해 주었다면

예수님은 사랑의 계명 하나만 전해 주셨고

또 친히 하느님의 사랑이 되어 사셨습니다.

어느 율법, 어느 계명이든 다 사랑의 다른 이름입니다.

어느 계명이든 사랑을 담아 충실히 실천하면 주님을 만납니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습니다.

작은 것이 소중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제대 보’ 작은 한 쪽을 잡아당기면 전체가 움직이듯

작은 계명도 ‘사랑’이신 하느님께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느 계명이든 충실히 지킬 때

사랑이신 주님을 만나

내적변화에 마음의 순수입니다.

우리 역시 ‘살아있는 신비’의 증인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의 ‘살아있는 사랑의 신비’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주님,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리이다.”(시편16,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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