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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4-06 조회수396 추천수3 반대(0) 신고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요한 5, 17-30)

 -유광수 신부-   

 

 

 오늘 복음에서 아들이라는 단어를 10번 사용하였고 아버지라는 단어를 7번 사용하였다. 구약에서 아버지란 단어를 모두 15번 사용하였는데 그것에 비해 신약에서는 모두 170번 사용하였다. 그 중에서 요한 복음에서만 109번, 마르코 복음에서 4번, 루가 복음에서 15번, 마태오 복음에서 42번 사용하였다. 이마만큼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주제는 예수님 메시지의 중심이며 모든 복음의 핵심 메시지이다. 특히 요한 복음에서 아버지의 단어를 많이 사용한 것은 그마만큼 아버지에 관한 것을 많이 부각시키기 위한 것일 것이다.

 

 요한에게 있어서 하느님이신 아버지는 어떤 분이신가? 아버지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이시기 때문에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구원하시려고 하시는 것이다.

결국 이 세상에서 아들이 하시는 모든 것은 다 아버지께서 인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하시고자 하시는 일이었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일이었다. 결국 아들이 하시는 모든 일은 아버지께서 그의 자녀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시는 일이다. 그래서 아들은 당신 뜻대로 하지 않으시고 아버지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을 그대로 하시는 것이고 아버지께서 보여주시는 것을 보여 주시는 것이다. 결국 아들이 하는 모든 일은 아버지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이며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일이며 아버지께서 보여 주시고자 하시는 것을 보여 주시는 것이다.

 

아버지는 당신이 원하시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도록 아들에게 모든 것을 주신 분이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모든 것을 베푸시는 분이시다. 즉 아버지께서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 하시고자 하시는 모든 일은 다 아들을 통해서 하시고 아들이 하도록 하시기 때문에 아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셨고 아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신다. 따라서 아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다. 아버지의 것이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다 아버지의 것이요, 아버지에게서 받은 것이다. 아들은 누구인가? 아들은 모든 것을 아버지한테 받으시는 분이시다. 아버지가 아닌 다른 분한테는 아무것도 받지 않으시는 분이시다.

 

 탕자의 비유에서 큰아들이 집으로 들어오다가 아버지가 집을 나갔던 작은 아들이 돌아오니까 기뻐서 잔치를 벌리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하인이 아우님이 돌아오셨다고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다고 말하니까 큰아들은 화가 나서 아버지에게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령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 주시는군요."라고 불평했을 때 아버지가 큰아들에게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 찾았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며 기뻐해야 한다."(루가 15 29-32)라고 말씀하신 대로 아버지의 것이 아들의 것이요, 아들의 것이 아버지의 것이다. 결국 아버지와 아들은 같은 분이시다. 그러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 분이신가?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고 한다. 즉 하느님의 아들이며 딸이다. 이 세상에 부자관계보다 더 사랑의 관계, 더 친밀한 관계는 없다.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라고 하듯이 아버지와 자녀는 같은 것이다. 아버지 없이 자녀가 존재하지 않으면 자녀 없이 아버지가 될 수 없다. 아버지와 자녀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요, 서로 서로 직접적으로 통하는 관계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 이것보다 더 우리의 신분을 영광스럽게 만드는 것은 없다. 하느님의 자녀가 곧 우리 자신의 정체성이다. 우리의 신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버지의 자녀로서 존재해야 한다. 아버지의 자녀로서 존재한다는 것은 아버지의 자녀로서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항상 아버지가 무엇을 원하시는지 아버지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매순간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지 않고서 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느님의 자녀는 아버지께서 하시는 것을 보기 위해서 늘 아버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아들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그대로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시어 당신께서 하시는 모든 것을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리고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들을 아들에게 보여 주시어 너희를 놀라게 하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먼저 보여주시는 분은 아버지이시고 아들은 그것을 보고 그대로 하는 존재이다. 그러려면 아들은 늘 아버지를 바라보아야 한다.

 

 아들이 늘 아버지를 바라본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아버지의 뜻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내용은 복음이다. 따라서 아버지를 본다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담겨져 있는 복음을 본다는 것이요, 복음에 나타나 있는 내용에 따라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복음의 내용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시고자 하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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