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섬진강에서 "
봄비 따라온 하얀 매화에 강 건너온 흰나비 새 살림났다
복숭아나무에 앉은 꼬무락지 오돌토돌 짓무르고
보리 싹 베어 먹은 청둥오리 뒤뚱뒤뚱
둑 넘어 강물 기웃기웃
흉내 내는 비둘기 밭고랑을 쪼고
꿩꿩
사납고 시끄러운 게 남자는 아니라고 조롱을 해와도
바위에 쪼그리고 앉은 원앙 물에 지친 수컷 기다린다
뽀얀 안개 봄비에 씻겨 스러지고
찔레밑동 헤집던 비루한 굴뚝새 날아간 자리
발그레 새순 내려나
해마다 맞는 사월 가난한 나무가 부활하고
산수유 매화가 만발하고 노란 수선화 붓통을 채우니
농부의 삽질 괭이질에 시원한 봄바람
그럭저럭 기다려지는 우리임의 부활절
장로교회 조 집사 부활도 모르는 떡두꺼비 같은 아기가 첫돌을 맞는다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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