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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9일 사순 제4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4-09 조회수719 추천수15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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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사순 제4주간 토요일-요한 7,40-53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참 신앙인의 길>

 

 

    예수님의 등장으로 인해 당시 유다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경청하고,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해본 결과, 이분이야말로 메시아라고 확신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맑은 시냇물처럼 신선한 말씀, 속이 후련할 정도로 통쾌한 말씀, 정곡을 콕콕 찌르는 촌철살인 같은 진리의 말씀 앞에 사람들은 “머리털 나고 처음 들어보는 명강론이었다”며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그러나 나름 배웠다는 사람들, 당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던 사람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명설교가 예수님의 등장 앞에 자존심도 팍 상했을 뿐 아니라, 그분의 메시아성을 도무지 믿으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왜, 그 사람을 끌고 오지 않았느냐?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 혹시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 그를 믿는 사람도 있더냐?”고 은근히 캐물었습니다.

 

    보십시오. 예수님을 자신들이 눈으로 직접 목격했던 사람들마저도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인정하지도, 예수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고백하지도 않고 떠나갔습니다.

 

    공생활 기간이 마무리되고 아버지께서 정해주신 수난의 때가 가까워지면서 이런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그 많던 추종자들이 거의 다 떠나갔습니다. 죽기 살기로 따라다니던 스토커 같던 사람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져갔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치유 받고 새 삶을 얻게 된 그 많던 사람들도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의 계획은 마치도 실패로 돌아간 듯 보입니다. 이렇게 급격히 쇠락한 예수님의 모습, 철저하게도 무력해지고 초라해진 예수님의 모습 앞에 사람들이 믿음은 더 약화되어만 갔습니다.

 

    참된 친구인지 그저 그런 친구인지를 식별해볼 수 있는 기준이 한 가지 있지요. 내가 갑작스런 역경에 처했을 때, 내 생사가 오락가락할 때, 모르는 체 하지 않는 사람, 걱정해주고, 전화해주고, 찾아와주고,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사람, 그는 두말할 것도 없는 친구입니다.

 

    그러나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 내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을 때, 이 사람에게서는 더 이상 그 무엇도 기대할 것이 없구나, 하고 연락을 끊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친구도 아닙니다. 그냥 잠시 알고 지내던 사람이지.

 

    예수님을 진정으로 믿고 따르는 참 신앙인지 아닌지를 식별할 수 있는 기준도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 곤경에 처한 사람들,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 죽어가는 사람들의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께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식별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참 신앙인의 길,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하느님 아버지 집을 향한 신앙여정 결코 만만한 길이 아닙니다. 신앙의 길이란 계속되는 도전의 길입니다. 매 순간 다가오는 의혹과 지루함과 이제 그만 접고 싶은 유혹을 끊임없이 뿌리치고, 이왕 내딛은 걸음, 힘들어도 계속 걸어가야 하는 길이 신앙의 길입니다.

 

    갖은 의혹과 수모와 고통 속에서도 꾸준히 ‘예’라고 응답했던 마리아의 순수한 믿음을 청해야겠습니다. ‘떠나라’는 한 마디 말에 모든 것 그분께 맡기고 묵묵히 떠났던 아브라함의 단순한 믿음을 청해야겠습니다.

 

    말씀에 순명하는 것이 곧 믿음입니다. 신앙은 하느님께 대한 순명으로 표현됩니다.

 

    오늘도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께 확신과 희망으로 응답하길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 대한 강렬한 사랑의 표시로 예수님을 메시아로 보내주셨고, 그 예수님은 우리를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는 강한 희망과 믿음, 그 어떤 열악한 상황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지니기 바랍니다.

 

    하느님을 향한 강한 확신, 확신에 찬 희망만이 우리를 변화된 삶, 깨달음의 삶, 사랑의 삶으로 이끌어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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