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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빛 - 송영진 모세 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04 조회수729 추천수16 반대(0) 신고
<부활 제2주간 수요일>(2011. 5. 4. 수)(요한 3,16-21)

 

<빛>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요한 3,19).”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사람들 중에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리사이들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거부하고 미워했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일에 앞장선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슨 범죄 집단도 아니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철저하게 신앙생활을 했던 종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가는 길이 예수님의 길과 너무 달랐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들은 율법만 강조했고, 너무 외적인 신심에 치우쳐 있었습니다.

바로 그런 태도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어둠을 더 사랑했다.’ 라는 말은 ‘어둠을 좋아했다.’ 라는 뜻보다는

‘어둠에 집착했다.’ 라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자기들의 길에 집착했고,

그 길만이 옳다고 고집을 부렸고,

자기들과 다른 길을 가르치시는 예수님을 죽이고 싶어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집착과 고집이 바로

하느님의 심판을 받기 전에 이미 스스로 자신에게 심판을 내린 것과 같다고 하십니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스스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약성경에 묘사되어 있는 바리사이들의 모습을 보면

그릇된 신념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살인죄를 지으면서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동정심도 자비도 없습니다.

자기들이 옳다고 믿는 그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도 다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모습이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집착)하는 모습입니다.

 

또 그것은 어둠을 어둠으로 깨닫지 못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빛을 빛으로 알아보지 못하고,

어둠을 어둠으로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모습에 대해서 이렇게 경고하십니다.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마태 6,23)”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 아닌지 살펴보아라(루카 11,35).”

 

어둠인데도 자기 혼자서만 자꾸 빛이라고 우기면

그 어둠은 더욱 짙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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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도 바리사이들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의 그릇된 신념 때문에, 그리고 그들의 집착과 고집 때문에

온 국민이 위험해지고 힘들게 되고,

결국에는 그 자신마저도 불행하게 되는 일들이 생깁니다.

 

친일파들이 나라를 팔아먹을 때도 신념이라고 했습니다.

독재자들도 자기가 하는 일은 신념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정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해당되고,

각 개인의 사생활에서도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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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기가 가고 있는 일이 정말 옳은 길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묵상하고 기도하고 점검하지 않고서

맹목적으로 집착하고 고집부리기만 한다면

처음 출발점과는 상관없이 그 길은 멸망을 향하는 길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또 지금 빛 속에 있더라도 방심하고 자만하면 그 빛이 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앙생활이란

예수님께서 주신 빛이 계속 자기 안에서 빛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반성하고 노력하는 생활입니다.

 

-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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