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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5-15
조회수
812
추천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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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5월 15일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The sheep follow him,
because they recognize his voice.
(Jn.10,4)
제1독서 사도행전 2,14ㄱ.36-41
제2독서 1베드로 2,20ㄴ-25
복음 요한 10,1-10
오늘 저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성소주일 행사를 위해 신학교에 갑니다. 신부가 된 이후로 단 한 번도 성소주일 행사를 치룬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성소국장직을 맡고 있다 보니, 이렇게 오랜만에 성소주일을 맞이해서 신학교로 가게 되는 영광까지도 얻게 되었네요(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신학생 때를 떠올려봅니다.
저학년 때에는 외부 손님들이 오신다고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모릅니다. 워낙 외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는 신학교이기에 많은 손님들을 보면 마치 축제 같았거든요. 더군다나 본당의 교우들이 신학교를 방문해서, ‘어렵지 않냐? 힘들지 않냐?’ 등등의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해주실 때면 ‘나는 지금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거야.’하면서 뿌듯한 마음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학년에 되면서 성소주일이 너무나도 힘든 주일처럼만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다보니 완전히 녹초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이 남겨둔 쓰레기들을 청소할 때이면 짜증 섞인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래서 ‘성소주일’이라는 말 대신 ‘청소주일’이라는 말도 많이 했었지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청소하느라 힘들었어도 그때가 참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학생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았음에도 그때가 더 순수했었던 것 같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해가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불평불만을 참 많이 했던 것이지요.
하긴 우리의 삶 전체가 그렇지요. 지금이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불평불만의 늪 속에 점점 깊이 빠져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금의 소중함을 모르면서 어리석은 삶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였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이라고 불리는 성소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 즉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는 사람만이 성소를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부르심은 모든 이에게 딱 맞는 모양으로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큰 사랑이었습니다. 단지 우리들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우리들의 불평불만 가득한 마음들이, 또한 우리들의 이 세상 것들에 대한 욕심과 이기심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은혜로운 순간이고,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지금 이 순간 내게 하시는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을 들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오늘 성소주일은 성직자와 수도자, 성직 지망생들을 위하여 특별히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도 이번 제49차 성소주일 담화를 통해 “성소 증진은 그리스도인 공동체 전체의 의무이다.”라고 우리 모든 신앙인들이 힘써야 할 일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주님의 일을 해야 할 일꾼들이 더욱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성직자, 수도자, 성직 지망생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주십시오. 그 기도의 힘으로 우리의 미래가 결정됩니다.
인간 최고의 의무는 타인을 기억하는 데 있다(빅토르 위고).
긍정적인 마음
이렇게 웃으며 사세요!!!
어떤 사람이 나귀 한 마리와 개 한 마리를 데리고 여행 중이었습니다. 그는 작은 등불 하나를 가지고 있었지요. 어둠이 깔리자 그는 헛간을 발견하여 그곳에 여장을 풀게 되었는데, 잠들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으므로 등불을 켜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불어와 등불이 꺼져 할 수 없이 잠을 청해야만 했지요.
그런데 그날 밤 여우가 와서 그의 개를 죽여 버렸고, 사자가 와서 그의 나귀를 죽여 버린 것입니다. 날이 밝자, 그는 등불 하나만을 지닌 채 혼자서 길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마을엔 사람의 그림자는커녕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전날 밤 도적떼가 그 마을을 습격했고, 마을 사람들은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만약 전날 밤 등불이 바람에 꺼지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 역시 도적떼에게 발견되어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여우가 개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개가 짖어대어 역시 도적떼를 부르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입니다. 또한 사자가 나귀를 죽이지 않았더라도 나귀가 소란을 피우게 되어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결국 그가 살아남게 된 것은 불행처럼 보이는 세 가지의 일들 때문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불행처럼 보이는 일이 오히려 행운인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이 희망의 원천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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