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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18일 야곱의 우물- 요한12,44-50 /유시찬 신부와 함께하는 수요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18 조회수420 추천수5 반대(0) 신고
유시찬 신부와 함께하는 수요묵상

그때에 44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 45그리고 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46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47누가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 하여도, 나는 그를 심판하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
 
48나를 물리치고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를 심판하는 것이 따로 있다.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할 것이다. 49내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친히 나에게 명령하셨기 때문이다. 50나는 그분의 명령이 영원한 생명임을 안다. 그래서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마지막 수난을 눈앞에 두시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어 군중에게 가르침을 베푸시는 장면입니다. 역시 예수님 말씀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알아듣기 위해선 묵상을 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당신의 신원과 관련하여 당신을 믿는 이는 아버지를 믿는 것이며, 당신이 하는 말은 아버지의 명령에 좇아 하는 것이고, 아버지의 명령은 영원한 생명이라고 천명하십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분, 우리 인간의 이성을 까마득히 초월해 계신 분, 그런 분을 당신의 아버지라고 부르시며 아버지를 우리 곁으로 바싹 당겨오십니다. 역시 ‘아버지’ 로 은유되는 말마디의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지도 헤아려봐야 할 것입니다.

그런 당신의 속성으로 ‘빛’ 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빛과 어둠이 내포하는 의미를 좇아가봐야 하겠습니다. 물론 각자의 존재에 대한 이해의 깊이에 따라 알아듣는 바가 사뭇 다르겠습니다만, 그저 단순히 일상의 표면적 삶과만 연결시키거나 타율적이고 외압적인 도덕적 측면에서만 바라볼 것은 아니겠습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우주 전체를 가늠하는 훨씬 더 근원적이고 심오한 지평에도 가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이 이 세상을 심판하려고 덤비시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고자 하신다고 합니다. 심판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들이 연상됩니까 ? 죄 ·  심판 · 벌 등으로 이어지면서 두려움과 불안 속으로 잠겨든다면 예수님의 의도를 빗겨가게 될 것입니다. 심판이란 말과 연결지어 우리 일상의 삶을 훨씬 더 건강하고 밝고 아름답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쪼록 여기서도 세상을 이해하는 눈과 사람을 받아들이는 가슴을 새삼 두드려보고 비틀어봐야 할 터입니다.

 

유시찬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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