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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반찬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1-05-21 조회수470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반찬
                                      이순의
 
 
산골생활은 고생스럽기도하지만
구미에 맞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농사철 중에서 파종기인 첫시기는 좀 한가롭습니다.
고랭지의 특성상
첫파종 후에는 날자간격을 띄엄띄엄 심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가 오신다기에 서둘러 먹거리 장만을 했습니다.
제가 처음 산골에 와서는
풋고추 한 봉지도 다 사먹으려니
늘 껄떡장이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남의 농사밭에서 몰래 따다 먹을 수도 없는 일이고
맨날 맨날 얻어먹기에도 손이 부끄럽고
일하는 사람은 많은데
작은 상추 한 잎도 다 사서 먹어야 했으니
궁하면 늘 껄떡장이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남자 혼자 와서 이 일을 시작한 몇 년동안 짝꿍의 어려움은 어떠 했을지요?!
짝꿍은 더운 낮의 얼음도 마트에서 사다가 물통에 채워주더라구요.
제가 온 후로는 패트병에 물을 담아 냉동을 시킨 후에
그 얼음을 물통에 넣어 줍니다.
많은 부분에서 짝꿍보다는 제가 비용절감의 선수라고 보아야지요.
심어 먹는 반찬은 따도따도 또 딸 것이 있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또 뽑을 것이 있습니다.
유통과정이 없이 바로 즉석에서 먹으니 맛도
훨씬 맛있고 싱싱합니다.
비가 오신다기에 서둘러 반찬장만 했습니다.
침 꼴딱 삼켜 보시소 잉?!
 
 
 
 
 
 
왼쪽부터 청양고추, 그냥 안맵고 찍어먹는 고추,
아삭아삭 오이맛나는고추,
가지,
굵은토마토와 방울 토마토,
붉은 양배추, 흰 양배추,
브로콜리,
넝쿨없는 팔뚝처럼 긴 호박!
 
 
 
 
 
 
 
왼쪽부터 쪽파
배추
대파
갖은 상추
 
 
 
 
 
 
 
 
 
 
 
 
왼쪽 초입에 오이와  그 뒤로 배추
이른 옥수수와 늦은 옥수수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
옥수수는 간격을 두고 하지때까지 심습니다.
한꺼번에 다 심으면 억세서 다 먹지를 못합니다.
단계적으로 심으면 늦게까지 연한 옥수수를 먹을 수 있습니다.
오이도 열린 오이가 늙고, 줄기가 마르기 시작하면
그 뿌리 옆으로 씨 넣어두면 새싹이 나와서 가을 오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한가지!
봄 오이는 모양이 예쁘고 그대로 잘 자라는데요
가을 오이는 벌써 추위에 민감하여 모양이 삐뚤이가 됩니다.
추워서 오므린 것처럼!
그런데요. 맛은 기통찹니다.
진짜 달아요.
 
 
 
 
 
 
 
 
 
 
산밑으로 덩굴있는 호박구덩이가 열여덟 개
마디호박,
애호박,
커다란 약호박,
 
 
 
 
 
 
 
 
 
 
 
 
 
비닐 속의 감자 싹은 벌써 올라와서 삐죽삐죽보이고요.
왼쪽으로는 들깨씨를 뿌렸는데요.
모종이 자라면 여기저기 빙 둘러서 이종을 할 것이구요.
오른쪽에 삐죽삐죽보이는 것은 도라지입니다.
저 도라지가 성공을 하게되면 조금 더 심어볼랍니다. ㅎㅎ
 
맛있겠지요?!
생각만해도 그 싱싱한 맛들이 입안에서 상콤합니다요.
자라면 쫌 달라구요?
못줘요.
작년에는 감자심고 도라지 심은 자리에 고구마랑 옥수수를 심었는데요.
집옆 텃밭인데도 맷돼지들이 언제 내려왔는지
싹 시식해가서 옥수수 한 알을 못 땄구요.
고구마는 새끼 손가락만 한 거 세 개 캤습니다.
그래서 올 해는 자리를 옮겨 도랑건너 쪽에 고구마와 옥수수를 심어보았는데요.
맷돼지들 생각을 제가 알 수가 있어야지요.
오이나 토마토 같은 찬거리는 제가 바빠서 손을 쓸 시간이 없어설라무네.....
그런데 왜 심냐구요?
일하시는 기사님들이 목이 타면 하나씩 따서 입에 물고 다니시더라구요.
모두 모두 따서 드시라고 심어 놓습니다.
히히히!
핑계없는 무덤없습니다.
실은요.
제가 너무 바쁜데 오시면 대접을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공연히 오셨다가 돌아가셔서 사람대접을 그따위로 하더라고 소문낼까봐서요.
그래서 방문은 사절입니다.
죄송합니다.
자랑만 합니다. 우리 반찬 준비 했다고.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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