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5월 24일 부활 제5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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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5-24 | 조회수971 | 추천수19 | 반대(0) 신고 |
5월 24일 부활 제5주간 화요일-요한 14장 27-31절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잔잔한 호숫가에서>
오래 전 직장생활 할 때의 일이 기억납니다. 자연과 접하기를 좋아했던 저는 주말만 되면 여기 저기 많이도 쏘다녔습니다. 그것도 혼자서. 틈만 나면 산이나 강, 바다나 계곡, 호수...많이도 다녔습니다.
한번은 혼자서 깊은 산속인데도 기가 막히게 자리 잡은 멋진 호수로 낚시를 갔습니다. 워낙 깊은 산속인지라 주말 오후인데도 그 호수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해가 떨어지기 전 미리 텐트를 쳤습니다. 그리고 슬슬 낚싯대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버너에 불을 붙이고, 코펠에 쌀을 씻어 얹었습니다.
준비해간 간단한 반찬을 꺼내 흐뭇한 마음으로 밥 한 술 뜨는 순간, 호수 건너편으로 커다란 해가 떨어지지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을 놓칠세라 수백 마리나 되는 물오리떼가 일제히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하느님께서 저만을 위한 멋진 무대를 꾸며주신 것 같아 잠시 동안이나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던 그 적막감, 그 고요함, 그 아름다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완벽한 평화로움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머릿속에 명확히 남아있습니다.
이 세상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꿈꾸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잔잔한 호수 같은 마음의 평화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한 불완전한 우리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우리네 삶이란 것이 늘 흔들립니다. 때로 크게 요동칩니다. 수시로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참된 마음의 평화, 참으로 요원한 목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때로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로운 하루를 맞이하지만, 아주 작은 흔들림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크게 요동치는 우리들입니다.
이런 우리 내면의 상태를 너무나 잘 파악하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오늘 복음에서 우리 각자에게 꼭 필요한 한 말씀을 던지고 계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결국 우리가 최종적으로 추구할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가 결코 아닙니다. 그 평화는 우리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평화입니다. 그런데 그 평화는 가만히 앉아있는 우리에게 거저 주어지는 쉬운 평화가 절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한 평화는 우리 안에 있는 그릇된 개념과의 치열한 투쟁에서 얻어지는 내적 정복입니다.
우리가 참 평화를 추구한다면, 가장 먼저 행할 일은 세상의 평화, 사회의 평화, 인류의 평화를 추구하기에 앞에 내 마음의 평화를 먼저 추구해야 합니다.
내가 평화롭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이웃과의 평화, 공동체의 평화, 세상의 평화를 쟁취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과 나 사이에 평화를 누리지 못한 상태에서 어떻게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의 평화, 내 내면 안에서의 평화를 누릴 수 있겠습니까?
결국 우리가 평화롭고 싶다면,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는 일입니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을 용서하는 일입니다. 때로 바보같이 보일지 모르겠지만 먼저 화해를 청하는 일입니다. 큰마음 먹고 크게 한번 뒤로 물러서는 일입니다. 원수 같은 사람까지도 사랑하는 일입니다. 결국 바보같이 되는 일입니다.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겠지만 크게 마음 한번 먹고 조금은 무리한 요구처럼 여겨지는 예수님 사랑의 계명을 목숨 걸고 한번 실천해보십시오. 기적 같은 일이 생깁니다. 이 세상 그 어디서도 찾지 못했던 참된 마음의 평화가 선물처럼 다가올 것입니다. (R)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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