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복음은 삼위일체의 신비, 곧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이 하나 되는 거룩한 사랑의 친교를 묵상케 합니다.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과 그 사랑에 응답하신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그 사랑의 일치로 교회를 세우시어 당신을 믿고 고백하는 이들에게 사랑과 기쁨을 충만하게 내려주시고자 하는 주님 마음을, 복음은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간혹 우리의 믿음 속에서 이토록 놀라운 사랑의 일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를 향한 놀라운 사랑의 징표이자 구원의 확증인 성사생활, 감미로운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기도생활, 그리고 사랑을 구체화하고 드러내는 봉사까지 …. 이 모든 삶의 모습은 해야 할 규율이고 의무이기 이전에 우리가 누리는 엄청난 은총이자 기쁨입니다. 바로 이 은총과 기쁨을 먼저 마음에 새기고, 온전히 삼위일체의 친교에 자신을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의 위로는 때로 강력하지만 그만큼 허무하고 잔혹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과의 만남은 부드럽지만 강렬하고, 작은 듯하지만 무한한 사랑을 지닙니다. 오늘 이 사랑의 친교에 마음을 다해 응답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9절)
김선류 신부(춘천교구 해외교포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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