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혹 - 도반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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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유미 | 작성일2011-05-27 | 조회수653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오늘은 유혹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여러분 중에 혹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무런 유혹도 받은 적 없는 분들 계십니까? 아마 한 분도 안 계실 것입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살아가면서 유혹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들의 유혹--학교에 갈까/ 땡땡이 치고 게임방에 갈까 사춘기 아이들--성당에 갈까/ 여자친구랑 놀러갈까 어른들---카드를 확 긁어버릴까말까 이처럼 우리는 죽기 직전까지 수많은 유혹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런 유혹 속에서 수많은 갈등을 겪어야 합니다.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신부님들은 세상 유혹을 겪을 일이 없어서 좋으시겠다고요. 글쎄요.
지금이나 예전이나 성직자와 수도자에게 가장 큰 유혹이 세 가지 있습니다. 여자. 돈. 명예욕 젊을 때에는 여자를 조심하고, 나이 먹으면 돈을 조심하고, 더 나이를 먹은 뒤엔 명예를 조심하라는 것이 오랜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전 분들은 유혹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옛날 어떤 선배신부님은 길을 갈 때 여자가 오면 그 여자가 지나갈 때까지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당신 어머니가 밥상을 들여오셔도 쳐다보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본당에서도 할머니들이 루즈를 진하게 바르고 나타난 자매들을 보면 ‘어디서 쥐잡아 묵은 입으로 신부님께 갈라카노’하고 야단을 치셨습니다.
그러면 유혹은 멀리 하고 피하면 해결이 되는 것인가?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기 마음에 족쇄를 채워버리면 다 끝나는 것인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유혹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없애려고만 하거나 억압하려고만 할 때 자칫 심리적인 부작용을 낳기 십상입니다.
유혹이란 무엇인가? 교리상으로는 사람으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는 어떤 것이라고 하는데 영성심리학에서는 사람으로 하여금 좋지 않은 것에 중독되게 만드는 어떤 힘을 유혹이라고 합니다. 즉 사람의 마음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드는 좋지 않은 힘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유난히 유혹에 약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끊어야지 하면서도 끊지 못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사람들... 왜 그런가? 믿음이 약해서? 기도를 덜 해서? 아니면 성격이 원래 좋지 않아서? 그렇지 않습니다. 욕구충족이 덜 되어서 그런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일컬어서 욕구라고 하는데 이 욕구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아서 마음이 갈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경우 작은 유혹에도 쉽사리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배고픈 경험을 뼈저리게 한 사람이 아무리 절제하려고 해도 먹을 것을 절제하지 못하는 것처럼 채워지지 않은 욕구로 인하여 심하게 심리적인 갈증을 겪는 사람들은 유혹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유혹을 끊어버리기에 앞서 자기 욕구를 어느 정도는 채워야 합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 중에 자기 욕구가 다 채워졌는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이것을 입증합니다.
간혹 기도로 유혹을 이겨내려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생각은 갸륵합니다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인도에서 오랫동안 명상과 기도를 하신 분이 고백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랜 수련을 해서 득도했다고 생각했는데 공동식탁에서 맛있는 반찬을 혼자 먹으려고 하는 사람을 보고 분노가 일어나는 자신을 보면서 인간의 욕구는 명상만으로 이겨내기는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가진 욕구는 철부지 어린아이와도 같습니다. 충동적이고 참기가 어려운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이런 욕구는 마구 다루시거나 너무 엄격하게 다루면 안된다고 합니다. 오히려 어린아이 달래듯이 살살 달래서 가라앉히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유혹의 꼬임을 이겨낼 수가 없는 것입니다.
http://cafe.daum.net/withdoban 상담카페 '주일미사 강론'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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