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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6-05
조회수
718
추천수
15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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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5일 주님 승천 대축일
Go, therefore, and make disciples from all nations.
Baptize them in the Name of the Father
and of the Son and of the Holy Spirit,
and teach them to fulfill all that I have commanded you.
I am with you always until the end of this world."
(Mt.28,19-20)
제1독서 사도행전 1,1-11
제2독서 에페소 1,17-23
복음 마태오 28,16-20
어제는 치과에 다녀왔습니다. 정기적으로 하는 스케일링을 위해서이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치과는 정말로 가기 싫습니다. 요란한 기계음 소리와 더불어 저의 속(입안)을 보여주기가 쑥스러워서일까요? 가지 않으면 결국 그 손해는 나한테 고스란히 주어지는데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이 바로 치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뒤로 미뤄서는 안 되는 것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병원 치료도 그렇겠지만, 무엇보다도 주님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는 정말로 미뤄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시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항상 뒤로 미룹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후회하기만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얘들아, 엄마를 어떻게 하면 도와 드릴 수 있을까?”
이후 아이들은 너도나도 앞 다투어 말합니다.
“저는요, 설거지를 도와 드릴 거예요.”
“전요, 방을 닦아 드릴 거예요.”
그때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면서 “선생님, 저는 가만히 있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선생님은 너무나도 의아했지요. 그래서 “왜 가만히 있어? 엄마 안 도와 드리고?”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아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엄마가 그러는데요. 전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래요.”
과연 가만히 있는 것이 정말로 도와주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도 사고를 쳐서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더 사랑스럽고 보기에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닌, 지금 당장 실천하고 노력하는 것이 우리 주님께서 진심으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시는 예수님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이렇게 하늘로 올라가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그리고 복음에도 나오듯이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는 희망을 건네주시지요.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면서, 주님의 증인이 되는 삶을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래요.’라면서 스스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또한 계속해서 뒤로 미루면서 후회할 행동들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지금 당장 주님의 뜻을 실천해 나가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 인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은 짧은 이야기와 같다. 중요한 것은 길이가 아니라 가치다.”
짧을 수도 있는 이 세상의 삶. 오래오래 사는 것이 목적이 아닌, 어떻게 가치 있게 사느냐에 목적이 있음을 기억하면서 지금 당장 최선을 다하는 주님의 제자가 되도록 합시다.
사랑한다는 것은 꽃밭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다. 가시밭과 수렁을 헤쳐 마침내 제 가슴의 꽃밭을 일구는 눈물이다(백기완).
부모님께 감사
저의 백일 사진. 이랬던 제가 관리를 못해 요모양 요꼴입니다. ㅠㅠ
어제 치과를 가보니, 치아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긴 교구청에 있는 신부님들도 치아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답니다. 치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치아를 뽑고 인플란트 하신 분들도 얼마나 많은지요. 또 어떤 신부님은 치아를 제때에 뽑지 않아 지금 현재 치아 교정하느라 상당히 힘들어 하시기도 합니다.
저의 부모님은 때가 되면 저의 흔들리는 치아를 다 뽑아주셨지요. 뽑는 것이 무서워서 그렇게 도망을 다녔어도, 어떻게든 쫓아오셔서 저의 치아를 뽑으셨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야속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셨으면 지금 내 모습은 어떻게 되었을까 싶습니다. 또한 충치가 생기면 안 된다고 귀찮아하는 저에게 칫솔을 쥐어주셨던 부모님이 계셨기에 지금 그래도 고생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이렇게 최고의 저를 만들어주셨는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제 모습에 반성을 합니다. 내 몸이라고 함부로 다루고, 내 몸이라고 소홀히 다루었음에 깊은 반성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잘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문득 저를 이 땅에 창조하신 하느님도 그렇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고의 나를 창조하신 하느님. 그런데 내가 잘못 관리한 것을 하느님 탓으로만 돌렸을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최고의 나를 만드신 하느님. 최고의 나를 유지하는 것은 내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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