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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명품(名品) 신자로 살 수 있는 길" - 6.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5 조회수519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1.6.5 주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사도1,1-11 에페1,17-23 마태28,16-20

 

 

 

 

 

"명품(名品) 신자로 살 수 있는 길"

 

 

 

얼마 전 병원에 들렀다가 읽은 신문의 칼럼이 생각납니다.

어느 은퇴 목사님이 운영하고 있는 대안학교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 대안 학교의 교표가 참신했습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의 좌우명이기도 한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이 말씀 안에

삶의 모든 답이 들어있습니다.

 

이어 기사의 다음 마지막 대목도 잊지 못합니다.

‘세상에는 정품과 짝퉁이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도 남는 것은 명품뿐이다.’라며

필자는 이 대안학교를 은연중 명품학교에 빗대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짝퉁’이란 단어가 궁금해 인터넷 사전에서 찾아봤더니

‘위조품’이라 소개되어 있었고

작금의 문화를 가짜가, 짝퉁이 범람하는 ‘짝퉁문화’라고

냉소적인 평가의 말도 있었습니다.

 

요즘 제 집무실 벽에 써 붙여놓고 방문하는 이들과 나누는

저의 좌우명과도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노자에 나오는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즉 ‘공을 이뤘으면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떠난다.’는

믿는 이들 누구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말입니다.

 

항구히 ‘경천애인’, ‘공성이불거’의 삶을 살 때

짝퉁 신자가 아니라 말 그대로 명품 신자입니다.

 

오늘은 주님께서 하늘에 오르신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하늘에 오르셔서 하늘이 되신 주님을 경축하는 날이자,

우리 또한 하늘을 모시고 하늘이 되어 살 수 있게 되었음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하늘을 모시고 하늘이 되어

명품신자로 살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십니다.

 

 

 

온 우주의 주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승천하신 주님은 온 우주와 역사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승천하시는 주님의 장엄한 선언입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확신에 넘쳐

부활 승천하신 주님께서 마침내 온 누리의 주님이 되셨음을 고백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능력을 펼치시어,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 쪽에 앉히셨습니다.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과 주권위에,

  그리고 현세만이 아니라 내세에서도 불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얼마나 원대한 믿음의 고백입니까?

 

우주역사의 주님이심을 장엄하게 고백하는

바오로 사도요 에페소 교회 신자들의 믿음입니다.

에페소 교회신자들처럼 이런 비전을 지녀야

드넓은 우주관과 세계관, 인생관에

성속의, 흑백의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대조사회로 살면서도

세상을 모두 품에 안을 수 있습니다.

우주 전체가 하느님의 성전이요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시야를 그대로 이어 받은

금세기의 예언자적 대 신학자 떼이야르 드 샤르댕입니다.

‘세계위에서 드리는 미사’라는 책에서처럼

우리는 대사제이신 주님과 함께 세계를 제대로 삼아,

세계의 중심에서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합니다.

이 미사은총이 온 우주를 정화하고 성화하여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화시킵니다.

이런 주님을 믿을 때 세상 모든 피조물은 우리의 형제자매가 되어

공존의 평화를 누립니다.

 

이미 이런 경지에 도달해 있던 프란치스코 성인이셨습니다.

부활 승천하신 주님은 온 우주의 주님이 되셨고

온 우주를 당신의 성전으로 삼아 대사제가 되시어

오늘도 우리와 함께 미사를 봉헌하십니다.

 

온 우주의 주님께 대한 철석같은 믿음이

우리를 긍정적이고 진보적이며, 낙관적인 인생관을 지닌

명품신자가 되게 합니다.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온 우주의 주님은 우리 교회의 머리가 되셨으니

바로 이게 우리의 자랑입니다.

이래서 온 세상이 우리 교회의 보이지 않는 활동 반경이 됩니다.

사도 바오로의 고백이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로 주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는 우리 교회공동체요

이 거룩한 미사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대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주님의 제자가 된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세례만으로는 제자가 되지 못합니다.

결코 세례는 구원의 보증수표가 될 수 없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이 명령한 것을 충실히 지킬 때

비로소 세례의 완성이요 한 몸 교회공동체의 실현입니다.

우리는 사랑 가운데서 진리대로 살면서

여러 면에서 자라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몸은 각 부분이 자기 구실을 다함으로써

각 마디로 서로 연결되어 얽혀서 영양분을 받아 자라나듯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도 이와 같이 사랑으로 자체를 완성해 갑니다.

 

이때 비로소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는 교회가 되고

비로소 세상의 소금, 세상의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주님을 알게 하시고,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우리가 지닌 희망이 어떤 것인지,

또 우리들이 받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깨닫게 하십니다.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을 때 참으로 크고 놀라운 은총의 선물들입니다.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 대한 항구한 믿음이

그리스도로 충만한 명품신자가 되게 합니다.

 

 

 

늘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이 우리에겐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바로 당신을 머리로 한 교회공동체에

늘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생명이자 빛이신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

활력 넘치는 공동체요 빛으로 충만한 공동체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의 어둠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우리의 평생 도반이신 엠마누엘 하느님이십니다.

 

이 평생 도반이신 주님과의 관계를 깊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이신데

누가 감히 우리를 다칠 수 있겠습니까.

 

부활, 승천하시어 하늘이 되신, 하느님 곁에 계신 주님은

온 누리에 편재하시어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굳이 하느님 찾아 성지순례에 오르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여기가 바로 주님 계신 성지이기 때문입니다.

 

중세기의 대 신비가 마이스터 에카르트는

‘외출한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나인데

하느님을 집에 놔두고 외출하여 하느님을 찾는 어리석은 사람’을 빗대어

이야기합니다.

 

 

 

사도행전에서 주님의 천사는

갈릴래아 사람들뿐 아니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이제 하늘은 그만 바라보고

지금 여기서 하늘이신 주님을 모시고 하늘이 되어

명품 신자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세상에 짝퉁 신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부활, 승천하시어 하늘이 되신 주님은

우리 모두 하늘을 모시고 하늘이 되어

명품 신자로 살 수 있는 길을 보여주십니다.

 

바로 온 우주에 대한 주님께 대한 믿음을,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 대한 믿음을,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을 지니고 사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항구히

그리스도의 생명과 빛으로 충만한 명품 신자로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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