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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06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06 조회수303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6월 6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29-33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제는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시고 비유는 말씀하지 않으시는군요. 저희는 스승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또 누가 스승님께 물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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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스승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또 누가 스승님께 물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제자들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제 우리는 스승님이 누구신지 깨달았기에 확신을 가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둘러 말하시지 않아도 스승님의 이야기를 하느님의 뜻으로 알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자들의 깨달음은 스승에겐 기쁨입니다. 당신이 누구신지 안다고 말하니 다행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확신의 찬 한 마디에 예수님은 알듯 모를 듯한 말로 이를 확인해주십니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


예수님은 이 말씀을 뒤에 확신을 가졌다는 제자들이 당신을 떠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러나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하느님에게서 왔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는 제자들이 주님을 혼자 버려두고 제 갈 곳으로 흩어지리라는 것입니다. 아니 바로 지금 그렇게 말한 너희가 이미 나를 버려둘 시간이다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이제 깨달았다는 신앙고백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말씀입니다. 안다고 말했던 것이 무슨 뜻이었을까? 그들은 실제로 스승을 버리며 이 말 뜻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실천하고 맙니다. 


그들이 주님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라는 것을 안다하더라도 자신의 생명보다 더 중하지는 않다는 것을 몸소 드러내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불행히도 그들이 겨우 주님을 알아본 그 때 그들은 스승을 버려야 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라는 말이 의미하는 내용이 주님의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그 안다는 말의 하느님과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힘이 없는 말인지도 드러나는 한 마디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이 제자들을 나무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제자들의 한심함을 지적하려는 것도 아니십니다. 주님은 이 이야기를 바로 하시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주님의 생이 모자라고 어리석은 제자들을 만나 항상 제때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은 항상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제자들이 겨우 주님께 확신을 가졌을 때 주님은 수난을 겪으셔야 했고, 제자들은 그들의 깨달음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스승을 죽음으로 내 모는 상황에 쳐합니다. 

스승은 그 제자들의 깨달음을 인정해주시면서도 그들의 부끄러운 행동을 미리 알려주셔야 하는 시간에 서 계십니다. 그러나 스승은 이후의 상황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려 하십니다. 


항상 제자들이 힘들 때면 그들 곁으로 오셔서 "평안하냐?"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나다, 안심하여라!"는 말씀으로 지켜주셨던 주님이셨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이 당신을 떠나게 될 것을 말씀하시면서 예전과는 달리 미리 이 인사를 건네시려 합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또한 당신을 버린다 하더라도 그 조차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십니다. 


말안하고 제자들의 깨달음의 환호성을 인정만 하셨더라면 이후 벌어진 상황에 제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스승에 대한 죄책감과 자신들의 깨달음에 대한 실망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자신들마져 위험에 빠져버린 상황을 감당하기에 너무나 부족하고 대책없는 제자들을 주님은 미리 안심시키고 준비시키신 셈입니다. 



항상 엊박자로 움직이는 주님과 제자들의 이 모습은 하느님과 우리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부족함에 항상 우리가 뒷걸음질을 치고 반성하고 후회하고 회개한다는 말들로 주님에게서 멀찍이 떨어질 때도 우리는 오늘 주님의 모습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잘못을 미리 말씀하시면서도 안심시키려 애를 쓰시는 주님을 말입니다. 주님이 모질게 말씀하셨다 생각하는 사람은 한 걸음 더 내다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주님을 버렸고, 주님은 십자가의 길에서 그들을 보호하며 혼자 잡히셨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들에게 다시 나타나셔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하고 인사하셨음을 말입니다. 주님의 진심을 이해하는 사람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늘도 열려 있는 고해소는 오늘도 주님의 말씀을 반복해서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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