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6월 11일 토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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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11-06-11 | 조회수609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6월 11일 토요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마태오 10,7-13
“전대에 금도 은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홈런을 치려면>
가끔씩 우리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이 불만족스럽다 못해 한심스럽고 때로 비참하다고 여겨질 때도 있지요. 불평불만이 솟구쳐 올라와 머리끝이 뜨거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원인을 찾아가다보면 대체로 몇 가지로 축약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일상적인 ‘비움 작업’의 소홀을 들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원인 한 가지는 너무 지나친 기대감이 아닐까요? 나 자신에 대한 기대, 이웃들에 대한 기대치를 부단히 낮추지 않을 때 우리는 조금도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중병에 걸려 꼼짝없이 드러누워 있다가 회복된 형제들, 대형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오랜 세월 침대를 친구삼고 있다가 가까스로 병원을 벗어난 이웃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강조점이 있습니다.
내 발로 걸어서 마음대로 화장실 갈 수 있는 것, 통증 없이 밤 잠 제대로 한번 자보는 것, 통닭이며, 육개장이며, 삼겹살구이며...이것저것 음식 가리지 않고 마음껏 한번 먹어보는 것, 평소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겼는데, 그렇게 기쁘고 행복한 일인지 이제야 깨달았노라고...
조금만 주의해서 주변을 둘러보면 얼마나 많은 감사꺼리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지 모릅니다. 어깨에 힘을 빼면, 한껏 치올랐던 자존심을 버리고 나면 얼마나 많은 은총들이 우리 삶을 휘감고 있는지 모릅니다.
야구시합에서 홈런을 치는 선수들의 타격자세를 유심히 바라보면 스윙이 자연스럽습니다. 어깨나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자연스럽습니다. 거기에 정확한 배팅 타이밍이 조화를 이루면 그것이 바로 홈런인 것입니다.
축구시합에서도 기가 막힌 ‘베컴 슛’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세게 찬다고 해서 골인이 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발목에 힘이 가해진 킥은 대체로 하늘 높이 뜨기 마련입니다. 다리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공을 찰 때, 멋진 골이 성공합니다.
우리 어깨에서 힘을 빼면, 몸과 마음을 비우고 부드럽게 하면, 경직된 심리상태를 내려놓으면 삶은 얼마나 편안해지는지 모릅니다. 그 순간부터 우리 삶은, 또 우리 신앙생활은 탄탄대로가 될 것입니다.
내 의지대로, 내 고집대로, 내 계획대로만 끌고 가려고 기를 쓸 때, 내 인생이라는 작품은 절대로 걸작이 될 수 없습니다.
몸에서 힘을 빼고, 마음에서 완고함을 제거하고, 내 고집, 내 욕심, 내 의지를 접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먼저 찾을 때, 그분 손에 맡겨드릴 때, 내 보잘 것 없는 삶으로도 찬란하고 영롱한 멋진 작품 하나 만들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움켜쥠보다는 폄을, 지니기 보다는 버리기를, 그래서 혈혈단신으로, 바람처럼, 구름처럼, 무심한 나그네처럼 그렇게 복음 선포를 떠나라고 강조하고 계십니다.
내 등짐 안에 이것 저 것 잡다한 것으로 가득 차 있을 때, 우리 발걸음은 무겁기 마련입니다. 비우고 또 비워 한껏 가볍게 만들 때, 복음 선포를 위한 우리의 발걸음은 훨씬 힘찰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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