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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12 조회수692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12일 성령 강림 대축일
 
 
 
Receive the Holy Spirit.
If you forgive anyone his sins, they are forgiven;
if you do not forgive them, they are not forgiven. 
(Jn.20,22-23)
 
 
 
제1독서 사도행전 2,1-11
제2독서 1코린토 12,3ㄴ-7.12-13
복음 요한 20,19-23
 
저 어렸을 때에는 머리 이발을 하기 위해서는 꼭 이발소에 갔었습니다. 제 어머니가 미장원이 훨씬 예쁘게 자른다고 데리고 가려고 하면 도망 다닐 정도였습니다. 왜냐하면 남자는 이발소, 여자는 미장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제는 이발소에 들어가는 것이 더 어색합니다. 남자들도 대부분 미장원에서 이발을 하며, 또 워낙 이상한 영업을 하는 이발소가 많다보니 이발소에 들어가는 저를 수상쩍은 눈으로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쇼핑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대부분 자매님들로 가득한 슈퍼마켓에 바구니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남자 체면을 깎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 말고도 다른 형제님을 많이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시식 코너도 꼭 들려서 맛을 보는 등 오히려 쇼핑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예전에는 어색했던 것들이 지금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혼자 극장가서 영화 보는 일, 혼자 식당에서 식사하기, 자매님들로만 가득한 곳에서 강의하기, 몸에 착 달라붙는 쫄쫄이 옷을 입고 자전거 타기 등등……. 처음에는 부끄럽고 창피해서 그래서 어쩔 줄을 몰라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더 어색한 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 이 순간 겪는 부끄러움과 어색함도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별 것 아닌 것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열등감, 자신 없는 모습들을 과감하게 벗어 던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열등감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주님께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꿋꿋이 앞으로 헤치고 나아가는 자신감 넘치고 포기하지 않는 우리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성령을 우리에게 전해 주신 것이지요.

예수님의 죽음 이후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지요. 그들은 더 이상 희망을 간직할 수 없었습니다. 하늘과 같은 스승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만들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그래서 그들은 모든 자신감을 잃어서 다락방에 숨어 벌벌 떨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한 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전해주셨고, 그 결과 그들은 서로 통교를 하며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세상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 말씀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역시 세례를 통해 성령을 받았습니다. 이 말은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감 없이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가 아니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그때 주님 안에서 우리들은 더 큰 기쁨과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희망의 등불을 계속 지니고 있으면 어둠 속에서도 견딜 수가 있다.(탈무드)




희망은...


우리 교회가 이 세상의 참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쥐 한 마리를 캄캄한 독 속에 집어넣으면 3분을 넘기지 못하고 죽지만, 그 독 속에 한 줄기 빛이 새어 들어가면 적어도 36시간은 죽지 않고 견디어 낸다고 합니다. 이 모습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희망은 죽음 앞에서도 생명을 지켜내게 하는 강한 힘이라는 것이지요.

많은 이들이 희망을 저버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안타까운 기사들을 얼마나 많이 접하게 됩니까? 그러나 세상은 사랑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희망을 간직하며 살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부랑자와 빈민들을 위해 평생을 산 프랑스의 피에르 신부는 “어떤 이들이 자살하는 지경까지 가는 것은, 그들에게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용기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결핍된 것은 사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랑만이 절망을 이겨내고 희망을 간직할 수 있다는 말씀인 것이지요.

이러한 말씀을 기억하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에 익숙해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보다는 세상에 희망을 뿌릴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먼저 받기보다는 먼저 주는데 익숙한 사랑의 실천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Little Comf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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