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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숨은 일]
작성자장이수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15 조회수453 추천수1 반대(0) 신고
 
 
어떤 글 안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베드로가 로마의 박해를 피해
로마로 가지 않고 로마로 부터 벗어나려고 달아나고 있었다.
베드로가 걸어오는 중에 예수님을 만났다.
그는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었다.
로마로 향하신 예수님의 발길을 돌리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너가 십자가를 피해 달아나니 내가 다시 십자가를 지려고 한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깊이 회개하고서는 로마로 되돌아 갔다.
그리고 로마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자들에 의해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을 맞이했다.
 

< 오른쪽 명화가 베드로의 십자가 죽음이다 / 왼쪽은 사울의 이야기이다 >

 

정말 가기 싫다. 마음이 힘들기 때문이다. 
게세마니 동산에서의 처절한 기도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예수님께서는 마침내 아버지께 당신을 온전히 맡기신다.
마음에서 육신의 고통으로 용기를 내시었다.
거기는 십자가의 죽음이 당신 자신을 기다리고 서 있었다.
 
마음이 힘들어 정말 발걸음이 무겁다.
거기는 로마와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한 복판에 나를 기다리는 십자가가 있다.
그리고 베드로의 회심 이야기가 생각났다.
로마로부터 달아나고 싶은 마음 안에서
줄곧 예수님을 바라본다.
'너가 피하고자 한다면 내가 십자가를 져야한다'고 하신다.
 
힘을 잃은 고개를 숙이며
그분께 순종을 표한다.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순종을 드러내는 아기 세례자 요한에게 어린 양이 다가와 달래어 준다>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에 싸여 모든 천사와 함께 오면, 자기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민족들이 사람의 아들 앞으로 모일 터인데, 그는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가르듯이 그들을 가를 것이다. ...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 그러면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영원한 벌을 받는 곳으로 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곳으로 갈 것이다.”  <마태오복음서 25, 31 - 46>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 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고,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으며,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다. 그것은 부자였을 때에 한 일이 아니다. 거지와 같은 생활 속에서 조롱과 멸시, 압박 가운데에서 포기하지 않고 한결같이 준행해 오고 있는 일이다.

대중들로부터 박수와 환호소리를 듣는게 아니다. 홀로 고독하게 묵묵히 걷는 길이다 할 수 있다. 거리에서 외치대는 것이 아니며 대중들 속에서 그 힘을 얻어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조롱과 빈정거리는 소리, 모함과 미움으로 가득찬 소리가 벌어지는 길이다.

그런 길은 정말 가기 싫다. 로마는 마음이 힘든 곳이다. 찢어지는 심장에 손을 얹고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소리없이 절로 흘러내리는 눈물은 십자가에 맺힌다. 그런 십자가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절규하시며 게세마니에서와 같이 당신을 아버지께 온전하게 내맡기신다. 

십자가를 피하시지 않고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신 것이다. 우리 자신도 이러하다면 이것은 드러내지 않는 완전한 봉헌이다. 이같은 순종이 정녕 겸손이라 할 것이며, 완전한 사람(하느님의 사람, 성인)의 삶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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