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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에 대한 짧은 생각] 20110616
작성자김용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1-06-16 조회수341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1년 6월 16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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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기도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이 담긴 이 이야기를 사람들은 뒤로 이어지는 가장 유명한 기도로 정리하곤 합니다.

"주님의 기도'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입에 가장 익숙하고 많이 외워지는 기도이기에 우리는 복음의 내용보다 그 기도를 바치라는 소리로 알아듣게 되지만, 사실 오늘 복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가르치시는 주님은 오늘 우리가 하느님께 향하는 기도에 대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르치십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하느님에 대한 오해를 벗어난 기도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빈말이란 하지 않아도 되는 말입니다.  
쓸데 없는 말을 되풀이하는 기도를 하지 말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아주 간단히 설명하십니다.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고, 오랜 시간을 그분께 봉헌한다고 말하며 그렇게 들릴 때까지,
혹은 들어줄 때까지 열심히 기도하는 것이 훌륭하고 대단한 신앙생활이라고 사람들은 말들을 합니다.

그 정성 때문에 하늘을 울리고 하느님의 마음이 열려서 우리를 보아주신다고도 말을 합니다.
그러니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쉬지 않고 기도하라고 가르치는 것을 곧잘 보게 됩니다.

기도로 성공하고, 소위 기도빨(!)이 있는 고수들의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이리 이야기하셨을까요?

 

다음 이야기는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기도를 들으시는 하느님에 대한 증언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기도에 대한 여러 가르침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있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다"


그런데 우리는 거의 독백이나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방백 수준의 기도에 익숙합니다.
말은 대화라고 말하지만 하느님은 보이지도 않으시고, 들으시는지 알 수 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들으시라고 기도하고, 들릴 때까지 기도하겠노라고 다짐하며
기약도 없는 답을 듣겠노라며 쉬지 않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화가 아닙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답이올 때까지 무한 반복이며 혹은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하느님께 대한 협박과도 같게 됩니다.


기도가 하느님과의 대화가 되는 이유는
하느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깨달음이 먼저입니다.


하느님이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 분이시라는 것은 
하느님의 전지전능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지만,
하느님이 우리가 그분 앞에 섰을 때 모든 것을 알고 대하시는 부모님이시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 우리는 하느님이 모르시는 것을 비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계신 것을 말씀드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이 기도를 들으시는 분은 
나를 사랑하시는 아버지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아시는 아버지를 앞에 두고 드리는 자녀의 무한반복 기도는 
아버지를 믿지 못한다는 이야기와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예수님은 하느님이 누구신지를 알려주시고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그 기도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게 하고,
우리가 바라는 것을 그분께 드림이 아니라 
오히려 아버지의 뜻이 이 세상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고 간절히 바라며,
또한 우리가 그 나라에 살 수 있도록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청하는 기도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모습에서
주님이 가르쳐 주셨다는 이유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이 기도조차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무한반복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또한 아버지의 뜻대로라는 이 기도를 드리면서도 자신의 바람을 
하느님께 들릴 수 있게 하겠노라고 간절히 두 손 모으는 사람들을 봅니다.


하느님을 알면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모르면 예수님의 진심이
우리 이기적인 독백에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분과 대화하십시오.

그리고 그 대화의 중요한 단어를 꼭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아버지를 믿고 아는 자녀의 기도를 드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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