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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11-06-27
조회수
949
추천수
17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1년 6월 27일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Follow me,
and let the dead bury their dead.
(Mt.8.22)
제1독서 창세기 18,16-33
복음 마태오 8,18-22
자전거를 타다보면 종종 언덕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언덕길에서는 약간의 원칙이 있습니다. 즉, 웬만한 언덕길이라면 그냥 직선거리로 치고 올라가겠지만, 만약 길고 가파른 언덕길이라면 직선거리로 가서는 절대 안 됩니다. 대신 지그재그일지라도 편하고 완만한 길을 선택해서 가야 합니다. 분명히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것은 직선거리로 가는 것보다 훨씬 먼 길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직선거리로 가다가는 금세 지치게 되어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자전거에 내려 자전거를 끌고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이동경로는 오히려 가장 느린 길처럼 보이는 지그재그로 천천히 올라가는 것임을 쉽게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들은 ‘빨리 빨리’를 외치면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바쁜 삶이 오히려 나의 인생길에서 가장 느린 길로 인도하는 주범이 아닐까요? 바쁘다고 사랑을 하지 못하고, 바쁘다고 봉사와 희생을 못하며, 바쁘다고 나눔의 실천을 하지 못한다면, 주님께서 제시해주시는 영원한 생명이 가득한 하느님 나라에서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는 어떠한 길로 주님께 나아가고 있을까요?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며 “너는 나를 따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글쎄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는 것까지도 뒤로 미루면서 당신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사실 부모의 장례를 치루는 것이 모든 것의 으뜸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효도야 말로 사랑의 으뜸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부모의 장례를 마치려면 최하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얼마 못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주님으로서는 이 3년을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지요. 이처럼 당신을 따르는 일은 잠시도 뒤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것이었기에,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에게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들은 다른 것이 더 먼저인 것처럼 착각 속에 빠집니다. 돈도 벌어야 하고, 높은 직책도 얻어야 하고, 뜨거운 연애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장례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당신을 따르는 것임을 말씀하셨음을 기억하면서, 가장 시급한 주님을 따르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님을 따르는 길이 가장 어리석고 바보처럼 사는 것처럼 생각되며, 그 길이 가장 느린 길이라고 착각 속에 빠지곤 합니다. 남들은 그렇게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느리게 보이는 그 길이 주님 앞에 나아가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주님께서 직접 보여주셨으며, 많은 성인 성녀들이 자신들의 삶을 통해 증명하셨습니다.
이 모범들을 기억하면서 지금은 가장 느린 길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가장 빠른 길인 주님을 따르는 길을 선택했으면 합니다.
참, 오늘부터 수요일까지 제가 신부님들과 함께 하는 장학회 MT에 참석합니다. 요즘 계속 모임이 많아 새벽을 열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럼 목요일 새벽에 뵙겠습니다.
처마 밑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중국 속담).
인천교구 설립 50주년 기념 열린 음악회
사진촬영금지였는데, 시작 전 몰래 찍었습니다.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하고 왔습니다. 인천교구 설립 50주년을 맞이해서 열린 음악회에 참석했거든요. 클래식과 대중가요가 적절하게 섞인 훌륭한 음악회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러한 문화생활을 할 시간도 없고, 또 이러한 음악회에 취미가 없어 그렇게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해가 벌써 반이 흘렀지만, 심지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에 간 적도 없었지요. 하지만 어제의 열린 음악회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지루함을 느낀 적이 없었고, 너무나도 신났고 재미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재미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스스로 단정 지으면서 하지 못했던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더 많은 것을 즐기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 단정 짓는 어리석은 마음 때문에 주님께서 선물로 주신 이 세상을 맘껏 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미리 스스로 단정 짓지 않겠습니다. 그보다는 지금이라는 순간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겠습니다. 이 세상은 나의 ‘한 번 더’라는 노력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은총과 축복의 공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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